코스닥시장 폭락으로 등록(상장)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주가가 유상증자 발행가격에 근접함에 따라 주주들이 증자참여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급락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주가 하락추세가 지속된다면 증자에 실패하는 회사도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하락의 여파가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증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7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이달과 5월중 등록기업의 유상증자 청약이 몰려있다.

이번달에는 이미 금호미터텍 등 5개사가 유상증자 청약을 받은데 이어 삼보정보통신 등 11개사가 청약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5월에도 광전자반도체 등 모두 26개사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증자성공여부는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유상증자 발행가격에 근접하고 있어 주주들이 증자참여를 꺼리고 있다.

실제로 17,18일 이틀동안 청약을 받는 자네트시스템의 경우 주가(2만7천7백50원)가 유상증자 발행가격(2만3천6백30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김관수 신흥증권 코스닥팀 팀장은 "주가가 얼마나 더 떨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달뒤에나 들어오는 유상증자 주식을 누가 선뜻 받으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업들은 유상증자를 앞두고 호재를 발표하는 등 대응을 해보지만 폭락장에서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못하고 있다.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자금조달규모도 당초 기업들이 계획했던 것보다 줄어들고 있다.

18일부터 실권주공모를 실시하는 대흥멀티미디어통신의 경우 유상증자 1차발행가격은 6만3천8백원이었지만 주가 급락으로 최종 발행가격은 4만6천8백원으로 1차 발행가격에 비해 1만7천원이나 떨어졌다.

자금조달규모는 2백45억원에서 1백80억원으로 줄어들게됐다.

한발 더나가 코스닥시장 침체가 벤처기업활동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는 증시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기업들이 자금조달처를 은행이나 회사채로 바꾸면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게 된다"며 "투자자들의 손실도 문제지만 기업활동위축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