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참패한 민주국민당이 향후 진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한승수 의원(강원 춘천)과 비례대표 당선자 강숙자씨 2명으로는 당의 명맥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민국당 지도부는 내주초 최고위원회의를 개최, 당의 향후 진로를 결정키로 했다.

14일 아침 일찍 당사에 출근한 조순 대표는 "선거 패배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며 "오는 17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체제 개편과 함께 대표직 사퇴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일부 최고위원은 벌써부터 당잔류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심판을 받은 이상 독자 활로 모색이 어려운 게 아니냐","최고위원회의를 해봤자 뾰족한 대책이 있겠느냐"는 의견이다.

한 당직자는 "현행 정치구조상 한두 의석을 갖고 정당을 유지하기는 어려운것 아니냐"고 말해 당이 해체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재야운동권 출신으로 원내진출 일보직전에서 좌절된 장기표 선대위원장은 "앞으로도 당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당존속에 여전히 미련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김병일 기자 kbi@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