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보일러용 환풍기 제조업체인 파워텍이 외국계 번처캐피탈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파워텍은 지난 1월26일부터 3월16일까지 3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4월12일 종가는 1백52만9천원.

본격적인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1월26일의 2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76배나 뛰었다.

아무리 외국자금의 유입이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라고 해도 파워텍의 상승세는 너무 가파르다.

외국계 펀드의 남다른 기업경영 노하우 때문일까, 아니면 고도의 작전이나 거품으로 봐야할 것인가.

파워텍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회사는 미국계 벤처캐피탈인 리타워스트레직스.

지난 지난 1월31일 대주주이던 이동채 대표(현 감사)로부터 지분 45.85%(16만2천주)를 장외에서 매입해 대주주로 떠올랐다.

당시 파워텍의 주가는 2만8천50원에 불과했다.

리다워스트레직스는 기타 소액주주들의 주식도 일부 인수해 지분율을 50.7%로 높였다.

리타워스트레직스가 이 회사를 인수하는데는 한국기술투자가 적지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투자도 이 회사의 지분을 30%가량 갖고 있어 그동안의 주가 폭등으로 엄청난 평가익을 거두고있다.


<>벤처지주회사로 변신 =리타워그룹은 경영권을 넘겨받자마자 파워텍을 아시아 지역 인터넷 벤처회사들을 인수합병하는 투자회사로 탈바꿈한다고 발표했다.

파워텍을 거점으로 국내외 인터넷 벤처회사를 인수한다는 게 리타워그룹의 복안.

그런 점에서 파워텍은 한국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리타워그룹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리타워스트레티직스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상장회사를 사들인 뒤 업종전환 등을 통해 회사가치를 높이는 투자가 흔하다"고 말했다.

파워텍을 인수한 리타워그룹의 찰스 스팩맨(한국명 최유신.31) 회장은 미국 포천지가 "정보통신 투자(e-deal)의 예술가"로 극찬한 인물이다.

한국프르덴셜 최석진 회장의 맏아들인 그는 미국 하버드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자딘플레밍증권에서 기업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하다 스미스바니은행 한국지사를 거쳤다.

최회장은 지난 98년 아시아에 "인터넷제국"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로 하버드 후배들을 끌어모아 리타워인베스트먼트사를 설립했다.

리타워그룹은 파워텍을 내세워 인터넷관련 회사 인수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미 비즈투비즈 바트랜드에 리눅스인터내셔날 등을 사들였다.

공격적 M&A 그 자체도 관심거리지만 인수방식도 특이하다.

인수자금은 대부분 전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또 인수된 회사의 대주주에게 제3자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파워텍의 주식일부를 넘겨주는 한국식 주식교환(stock swap) 방식을 활용했다.

실제로 리눅스인터내셔널에 1백15억원을 출자,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제3자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이 회사에 우상철 대표 등이 파워텍주식 6천5백33주를 인수토록 했다.

리타워그룹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기업을 인수할 경우 피인수 기업이 단순한 투자대상자가 아닌 파트너가 된다"며 "또 투자기업간 네트워크가 구축되기 때문에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국내 벤처기업만 7개를 더 인수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엇갈리는 평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파워텍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리타워그룹측이 최근 파워텍의 기존 보일러부품사업을 온라인화해 중국시장에 진출키로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또 향후 인터넷지주회사로 탈바꿈할 경우 창출될 시너지효과도 만만치 않다는 주장이다.

반면 인터넷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다 과도한 출자등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골드뱅크처럼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혹평하는 애널리스트들은 파워텍의 주가상승은 <>외국인자금 유입 <>인터넷기업에 대한 환상 <>적은 유통물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낸 거품이라고 지적한다.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과 인터넷이란 단어에 쉽게 이끌리는 한국 투자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기업에 대한 각국증시의 평가는 전과는 크게 달라지고 있어 머지않아 거품꺼지는 소리가 들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대주주 보유주식이나 전환사채에서 전환된 주식이 나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오름세가 식을 수있다고 강조한다.

리타워측과 기술투자의 지분을 빼고 나면 파워텍의 유통물량이 전체 발행주식의 20%에 불과하다.

현대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파워텍의 주력 업종은 부일러부품사업으로 인터넷사업과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며 "파워텍은 인터넷 벤처기업의 인수를 위해 활용되다 용도폐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파워텍 어떤 회사인가 ]

파워텍은 올초만해도 가스보일러에 사용되는 환풍기부품 등을 생산하는 종업원 50여명의 중소업체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택경기 침체로 97년 78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이 99년에는 43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더구나 주문자생산방식(OEM)에 따른 제품의 낮은 수익률로 경상이익도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반기결산에서는 1억9천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