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에서 인터넷을 포함한 첨단기술주가 폭락함에 따라 각국 벤처갑부들의 재산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 국내 새롬기술 오상주 사장, 한아시스템의 신동주 사장 등의 주식평가액은 최근 한달새 거의 반토막이 났다.

벤처기업의 주가에 거품이 꺼지면서 벤처갑부들의 재산도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벤처기업가 10명의 주식평가금액은 지난 11일 현재 3조4천8백억원으로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였던 3월10일에 비해 무려 32.6%나 감소한 2조2천9백15억원으로 집계됐다.

벤처기업가별로는 새롬기술의 오 사장이 불과 1개월만에 1천9백34억원에서 9백72억원으로 48.7%가 감소했다.

한아시스템의 신 사장은 6백76억원에서 3백54억원으로 47.6%,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은 2천4백억원에서 1천3백56억원으로 43.5%가 줄어들었다.

핸디소프트의 안영경 사장도 6천3백57억원에서 3천6백40억원으로 축소됐다.

평가금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사람은 로커스의 김형순 사장.

장부상의 숫자이긴 하지만 7천8백19억원이던 재산은 4천9백81억원으로 무려 2천8백38억원이 감소했다.

벤처기업가 가운데 주식평가금액이 가장 많았던 김형순 사장은 1위 자리를 한국정보통신의 박헌서 사장에게 넘겨줬다.

5천1백37억원으로 수위를 차진한 박 사장은 감소율(20.8%)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국정보통신은 신용카드 조회시장 1위를 배경으로 최근 탄탄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비해 마크로젠의 서정선 사장은 바이오칩 열풍에 힘입어 재산이 6백2억원으로 불어나 당당히 신흥 벤처기업 갑부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리타워 그룹에서 자본을 유치해 회사를 첨단 벤처기업으로 탈바꿈시킨 파워텍의 이동채 전 사장도 주식평가 금액이 1백66억원에서 3백88억원으로 커졌다.

증시 하락에 따른 벤처기업가들의 수난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인터넷 관련주들의 폭락으로 일본 굴지의 인터넷 투자업체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의 재산이 최근 몇주간에 7백80억달러(33조6천억원)에서 2백80억달러로 곤두박질쳤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의 자산가치는 지난 7주동안 1천2백70억달러가 감소했다.

이동전화 업체인 히카리통신의 시게타 야수미추(34) 사장의 재산은 4백80억달러에서 98억달러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히카리통신의 싯가총액은 5백60억달러 감소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게이츠 회장도 반독점소송 등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급락, 재산이 절반 가까이나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기호.김재창 기자 khpar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