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되면서 삼각구도 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산하기관에서 통신업계 재편 시나리오가 흘러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통신업계의 구조조정과 관련, 한국통신과 SK, LG 등 3강체제로 재편을 유도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정통부에 전달했다.

정통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등 향후 통신업계 재편 구도에 관한 내부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KISDI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업계의 첫번째 구도는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 등이 연합, 한솔엠닷컴을 인수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 업계에서 내다보는 가능성과 일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통신과 LG그룹간의 한솔엠닷컴 인수를 둘러싼 치열한 물밑 싸움에서 무게중심이 한국통신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고 있다.

두번째 구도는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SK텔레콤이 현대와 연합해 온세통신을 인수하는 것이다.

이는 무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선부문까지 진출, 유.무선 사업자로 변신하려는 의도와 맞아 떨어진다.

현재 온세통신은 현대가 보유지분 28.3%로 최대주주다.

세번째 구도는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을 인수해 LG텔레콤과 데이콤을 합쳐 통신강자로 부상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로통신을 둘러싸고 대기업간 치열한 지분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실제 LG는 최근 하나로통신 지분을 꾸준히 늘려 삼성 현대의 지분보다 많은 18.05%로 하나로통신 인수전에 가장 앞서 있는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의도가 업계가 예상하는 큰 줄기와도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 통신업계 구조조정은 3각구도로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