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엔 일본에 당하지않는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디지털TV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미국현지 판매법인은 7일 미 디지털TV시장에서 지난해 총 1만2천대를 판데이어 올들어선 지금까지 총6천여대의 제품을 팔아 일본 소니 등을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라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은 미국 TV시장에서 일본업체를 제친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디지털TV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아날로그TV 시대 2류취급을 받던 국산제품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일본 업체등에 역전을 펼치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아날로그시절의 설움을 되풀이하지않기위해 8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투자를 일본보다 서둔 것이 10여년만에 열매를 맺고있는 것이다.

이런 점은 기자들이 지난 6일 방문한 미국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고급 가전제품 판매 대리점인 샌디에이고 발보아가 "다우 스튜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엔 삼성브랜드를 단 디지털TV등 가전제품들이 일본 제품들과 나란히 3백여평규모의 매장 메인테이블을 장식하고 있었다.

지난해초만 해도 일본 소니,파나소닉,미쓰비시등 세계적인 유력 업체들의 고가 제품 외에는 어느 나라 제품도 다우 스튜디오의 메인 테이블을 차지할 수 없었다고 현지딜러는 설명했다.

미 서부지역 가전 판매 총책을 맡고 있는 웨인 실베스톤씨는 "디지털TV 시장은 지금 가격경쟁 시대라기 보다 품질경쟁 시대를 맞고 있다"며 "한일간 품질경쟁력은 대등한 수준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이 매장에서 판매된 디지털 TV 수량은 삼성제품이 20대로 가장 많고 소니제품은 7대를 팔았다"고 말했다.

가격에서 삼성제품이 55(6천4백99달러),65인치(8천4백99달러)로 소니 등 일본회사제품 보다 오히려 약간 높게 책정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현지 딜러들도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 미국 현지법인 이윤 과장은 "미국 TV시장 진출 역사를 본다면 80년이되는 일본업체들을 우리가 누를 수 있다는 것이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올해중 미국시장에서 총 15만대의 디지털 TV를 판매해 1위자리를 지키고 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오는 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쌍방향 디지털 방송에 필요한 컨텐츠 제작과 송출및 보안시스템 등에 관한 규격을 제정하기 위해 방송장비업체인 해리스등 5개사와 제휴 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쌍방향 디지털 방송 규격을 경쟁업체보다 앞서 만들어 디지털TV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샌디에고=이익원 기자 i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