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도 6시그마와 전사적 자원관리(ERP)로 한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연구개발 과정을 표준화 정형화하고 이를 통합 관리하는 ERP를 도입해 연구효율을 높이고있다.

국내 연구소에서 ERP를 도입한 것은 삼성종기원이 처음이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6월부터 6시그마운동을 시작했다.

6시그마는 생산공정 뿐만 아니라 시스템 관리분야까지 혁신해 품질개선을 하자는 운동이다.

불량이 날 확률이 있는 부문에 대해서는 아예 프로세스를 근원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연구개발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프로세스혁신 작업을 추진했다.

실제 기업의 모든 활동은 프로세스의 연속이다.

기업생존의 핵심요소인 품질 납기 가격의 경쟁력 확보 여부는 프로세스 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이 연구소의 프로세스혁신 작업은 "6시그마 수준의 프로세스 구축"이라는 목표하에 추진됐다.

그 결과 복잡한 연구개발과 행정지원 과정의 95% 이상을 표준화 정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표준 프로세스가 마련됨에 따라 이를 데이터베이스(DB)로 정리해 축적할 수 있게됐다.

업무의 표준화가 이뤄지자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ERP였다.

ERP의 구축은 재무 원가 구매 자산 등 여러 부문의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과정인 만큼 일반 기업에서도 1년 이상 기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성종합기술원은 불과 3개월만에 과제관리까지 포함한 ERP를 구축해 가동시켰다.

그만큼 업무표준화가 잘 돼있었기 때문에 ERP적용이 수월하게 이뤄졌다는게 삼성종기원 관계자의 얘기다.

또 이미 ERP를 채용한 삼성 관계사 책임자들을 컨설턴트로 활용한 것도 도움이 됐다.

많은 수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연구소의 경우 각 과제의 진행일정이나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하기란 쉽지않다.

그만큼 연구개발 분야는 각 과제마다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어 연구개발자의 판단에 맡겨지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ERP의 도입으로 연구소의 전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게됐다.

각 과제별 진행상황은 물론 앞으로의 일정,자금 집행상황,종료 시점 등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삼성종기원은 이를통해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나 그에 따른 일정차질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사전문제분석(PPA: Potential Problem Analysis )형 연구개발 과정을 정착시키고 있다.

또 관리 부문의 경우에도 철저한 활동중심의 원가 산정을 통해 비효율적인 활동을 제거할 수 있게됐다.

프로젝트 인사 재무 구매 고정자산 등의 업무지원 부문은 유기적인 결합이 가능해지고 경영진에게는 명확한 의사결정에 근거가 되는 경영지표의 제공이 가능하게 되었다.

삼성종기원은 이 시스템 구축으로 연구과제 수행및 자원관리를 효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연구개발 생산성을 30% 이상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원내 시스템과 관계사 시스템도 통합함으로써 관계사에 대한 신기술,신제품 등의 기술이전 기간도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향후 데이터가 축적되면 과제유형별로 과제표준원가를 산정해 필요투입자원의 소요량을 예측,계획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완료과제의 가치를 산정해 프로젝트의 성과를 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종기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웹을 기반으로 한 ERP가 구축될 예정"이라며 "이렇게되면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삼성종기원의 업무현황을 한눈에 파악할수 있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