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판매에 나선 청약예금과 부금엔 첫날에만 9천억원의 시중자금이 몰렸다.

통장별로는 청약예금에 11만2천3백73명,청약부금에 29만7천9백51명이 가입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청약예금은 아파트청약자격을 얻기 위한 목적성 예금이지만 금리가 연 8%를 넘어 일반 정기예금보다도 높기 때문에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돈이 상당부분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퇴직신탁에도 판매 첫날인 지난달 27일 1천7백55개 업체에서 6백47억원의 자금이 예치돼 인기를 과시했다.

보험사들의 퇴직보험에서 빠져나온 돈이다.

은행마다 주거래기업을 중심으로 퇴직신탁 판매섭외를 강화하고 있어 30조원으로 추정되는 퇴직신탁(보험)시장을 놓고 보험사와 은행간의 자금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은행권 한편에선 오는 4월12일부터 만기가 되는 단위형금전신탁의 자금을 잡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단위형금전신탁 만기자금은 15조7천억원대.이중 4월에만 5조4천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이어 5월에는 3조원 어치의 만기가 도래하는 등 상반기에만 전체의 62.4%인 9조8천억원 어치의 자금이 풀리게 된다.

단위형 금전신탁은 폐쇄형 상품이기 때문에 만기가 돌아올 경우 청산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자금 재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은행들은 새로운 신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의 세금우대정기예금 등 절세형 상품과 수익성이 높은 후순위채(CBO)펀드,단위형 금전신탁의 단점을 보완한 추가금전신탁 등의 상품으로 투자자들을 재예치할 계획이다.

단위형 신탁의 재유치가 부진할 경우 금융시장에 일시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자금이 주식시장 등으로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시입출금할 수 있는 상품에 일단 편입된 후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처를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는 6일엔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가 열려 4월중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콜금리 인상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헌재 재경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2%에 이를 전망이나 과열이나 인플레이션 징후는 없다"고 밝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