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이다.

얼마전까지 바람 안에 숨어 있었던 겨울의 찬기운이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듯 부드러운 온풍이 거리를 감싸고 있다.

그러나 바쁘게 일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날씨속에서 식욕을 잃기 쉽상이다.

창가에 내려쬐는 나른한 봄볕이 졸리게 만드는 탓도 있지만 우리 입맛 또한 새봄을 맞아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일거다.

가족들의 입맛은 겨울 내내 먹었던 두텁고 진한 맛보다는 산뜻하면서도 가벼운 맛을 원한다.

이번에 소개할 "부르쉐타(Bruschetta)"는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4월의 요리다.

마늘 버터를 발라 구운 바게트에 토마토와 양파 등으로 만든 드레싱을 얹어 먹는 이 빵요리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본 음식을 먹기전 즐기는 애피타이저중 하나다.

빵 위에 듬뿍 얹은 토마토가 신선함을 주면서도 바게트빵이 뱃속을 든든하게 채워 준다.

입이 짧은 아이들이나 봄을 타 입맛을 잃은 어른들이 식사 대용으로 가볍게, 하지만 배고프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적극 추천한다.

부르쉐타를 처음 만들어 본 것은 10대 후반, 캐나다에서 의과공부를 준비할 때였다.

음식만들기를 즐겼지만 학과공부 때문에 시간을 내지 못했던 나는 이탈리아 식당에서 부르쉐타를 먹어본 후 그 맛과 간편한 조리방법에 반해 즐겨먹는 음식 리스트에 바로 올려 버렸다.

지금도 배가 약간 고플 때, 야채가 먹고 싶을 때, 또 갑자기 손님이 들이닥쳤을 때 부르쉐타를 만든다.

토핑거리를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둔다면 20분만에 훌륭한 이탈리아식 전채요리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

<> 준비재료

토핑거리:파슬리 잘게 다진 것 2 작은술, 잘게 깍뚝썰기한 양파 2 큰술, 중간크기 토마토 2개, 레몬주스 1과 1/2 큰술, 다진 마늘 1 작은술, 말린 오레가노 또는 바질 2/3 큰술, 올리브오일 3큰술, 파마산 치즈 2~3 큰술

바게트빵(샌드위치빵으로 대체 가능)

마늘버터:마가린 또는 버터 1 큰술, 다진 마늘 2/3 큰술, 다진 파슬리 2/3 큰술

<> 만드는 순서

1.볼에 토핑거리를 한데 모아 골고루 가볍게 저어준 다음 냉장고에 1시간 가량 넣어 놓는다.(이중 토마토는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재료다. 불그스름하고 표면이 딱딱한 싱싱한 토마토를 고르도록 한다)

2.버터, 다진 마늘, 다진 파슬리를 모두 섞어 마늘 버터를 만든다.

3.바게트빵을 비스듬히 잘라 한쪽 면에 마늘버터를 바르고 오븐이나 토스터, 또는 후라이팬에 굽는다. 약간 노릇한 색깔이 날때 꺼내면 바삭거리는 빵맛이 난다.

4.구운 빵위에 1)을 듬뿍 발라 상에 낸다.(6조각 정도 나온다)

5.좀더 다양한 맛을 즐기려면 치즈를 얹어 먹기 바로 전에 가볍게 구운 후 접시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