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헤지펀드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던 미국의 타이거 매니지먼트가 이번주 안으로 도산을 선언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타이거펀드가 파산하더라도 국내 증시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CNBC방송 등은 막대한 투자손실로 직원 월급도 못주고 있는 타이거 매니지먼트가 1.4분기가 끝나는 31일을 기해 이 회사의 6개 헤지펀드중 가장 큰 재규어펀드를 폐쇄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처분중이라고 밝혔다.

타이거는 나머지 펀드들도 차례로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거가 실제로 도산할 경우 이는 지난 98년에 사실상 파산한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에 이어 헤지펀드업계의 사상 두번째 대형도산이 된다.

타이거의 도산은 작년부터 예상돼온 것이어서 LTCM 사태때와는 달리 세계경제에 큰 충격은 주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국제 핫머니로서 단기투자 자본인 헤지펀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방식과 투자대상에서 변화를 모색,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미국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계의 대부 역할을 해온 줄리언 로버트슨(67) 회장이 이끄는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한때 자산규모가 약 2백30억달러(98년8월 기준)에 달했다.

그러나 잇단 투자실패와 고객이탈로 현재 자산 규모는 60여억달러로 지난 18개월 사이에 1백60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특히 작년 4.4분기이후 지금까지 고객들이 5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인출해 갔다.

CNBC는 타이거측이 펀드를 전면 폐쇄할 것인지, 아니면 남은 자산을 갖고 새로운 펀드를 만들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타이거측은 지난 2월 도산을 막기위해 또 다른 헤지펀드인 매버릭캐피털과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현재 전세계에는 크고 작은 헤지펀드가 약 3천개 있다.

이들의 순자산 총액은 3천억달러이며 세계 최대펀드는 소로스펀드로 운용자산이 2백50억달러쯤 된다.

헤지펀드는 보통 전체 투자액의 2-5%만 증거금으로 내고 투자하는 까닭에 실제 투자규모는 7조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뉴욕증시의 싯가총액이 약 12조달러인 점을 감안할때 헤지펀드의 투자규모를 짐작할수 있다.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의 투자대상은 주식 채권 통화 파생금융상품등이다.

최근들어 금, 은, 비철금속 등 1차상품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헤지펀드는 1백만-5백만달러의 거액을 최소단위로, 개인과 금융기관로부터 자금을 사모해 비공개로 투자한다.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