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인사파문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순원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2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4일 구조조정위원회가 현대경영자 협의회 회장직에서 정몽구 회장을 면직한다고 한 발표는 잘못"이라며 "정주영 명예회장의 재가를 받아 이 명령을 오늘자로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정몽구 회장은 현대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현대 구조조정위원회와 PR사업본부는 "현대자동차측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부사장측은 "명예회장의 친필서명이 든 내용을 부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나서 사태가 혼미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몽구 회장의 그룹회장 유지에 대해선 이날 오전 11시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직접 재가를 받은 것"이라며 정 명예회장의 친필사인을 공개했다.

구조조정위원회측은 이에 대해 "정몽헌 회장 본인이 직접 정 명예회장에게 확인한 결과 현대자동차측의 발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측이 지난 24일과 26일의 상반된 인사발표를 놓고 모두 정명예회장의 재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 명예회장의 진의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몽헌 회장이 27일 오전 10시 서울 계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이 회견이 이번 인사파문의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몽헌 회장측은 현대자동차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갖고 있으며 27일 회견에서 이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일훈 기자 ji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