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온라인 게임 안에서 만나 사랑을 키우고 가상결혼식을 올린 부부가 실제로 결혼을 하게 돼 화제다.

온라인게임 "어둠의 전설"에서 만나 다음달 15일 결혼을 될 왕종귀(29,회사원)씨와 이은정(24,회사원)씨가 그 주인공.

두사람은 지난해 10월 게임에서 처음 만나 특별한 감정을 키워나가던 중 게임내 가상 마을에 있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 뒤로 거의 매일 게임 안에서 6~7시간 함께 데이트를 즐긴 이들은 12월말 왕종귀씨의 청혼으로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어둠의 전설"은 사용자가 ID.캐릭터를 선택,가상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롤플레잉 게임.사냥을 해서 돈을 벌면 그것으로 옷,무기구입,머리염색 등을 할 수 있다.

기존 게임들과는 달리 레벨올리기,사람사귀기,물건구입 등 사용자마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게임이 끝없이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안에서 결혼을 하게 되면 필요할 때 서로의 체력을 보강해 줄 수 있다.

넥슨측은 현재 게임안에서 결혼한 커플은 1만쌍이 넘으며 하루 30쌍이 가상결혼을 하고 한쌍이 이혼한다고 말했다.

넥슨은 두사람의 결혼을 기념,오는 25일 게임내 사이버공간에 불러 특별히 만들어진 가상예식장에서 사이버결혼식을 치뤄줄 예정이다.

사이버청첩장을 돌려 평소 같이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도 결혼식에 초대하게 된다.

결혼식 장면은 동영상과 사진으로 제작,CD에 담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은정씨는 "일 때문에 직접 얼굴을 보지 못하더라도 게임에서 자주 만날 수 있어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며 "데이트도 주로 게임방에서 했기 때문에 비용도 절약되고 공통되는 화제가 많아 빨리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생활이 실제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앞으로 그 영향력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송대섭 기자 dsson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