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인텔의 핵심사업을 인터넷 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 앤디 그로브 회장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인텔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 시작하는 인터넷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인터넷 사업이 겉모습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지금까지 인텔이 해오던 사업과 유사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로브 회장은 "인텔이 메모리 제조업체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했을 때도 실리콘을 이용한 사업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인텔이 현재 추진하는 인터넷 비즈니스도 네트워킹, 서버 칩 제조도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실리콘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최근 마이크로프로세서 위주의 PC부품 제조에서 인터넷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부품인 서버칩, 네트워킹칩 제조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왔다.

이번 인텔의 변신은 지난 85년 메모리반도체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주력사업을 바꿔 황금기를 구가한 이후 두번째로 커다란 변화여서 주목받고 있다.

주력상품인 "펜티엄 " 등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인텔의 매출을 10년 가까이 연 30%씩 증가시킨 주 수입원.하지만 1GHz칩을 먼저 내놓은 경쟁업체 AMD의 추격, CPU 수요 감소 등으로 매출증가율이 둔화되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인텔은 PC, PDA 등 인터넷접속 단말기를 비롯, 서버, 네트워크, 솔루션.서비스 등 인터넷경제를 구성하는 각 부문에 핵심부품, 기술 등을 공급하게 된다.

또 현재 사업과 다소 거리가 먼 분야인 웹호스팅사업에도 뛰어든다.

이에 대해 앤디 그로브 회장은 "전 산업에 불어닥친 인터넷이라는 태풍때문에 다른 기업들도 모두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전략을 바꾸고 있다"며 "인텔도 이러한 흐름을 쫓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다양한 사업들간에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연내에 선보일 웹정보기기 제품인 현미경 장난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 장난감이 인텔이 칩시장을 넓히기 위해 97년에 추진, 이미 보유하고 있던 화상회의 기술에 현미경을 적용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진행하는 인터넷 사업은 크게 단말기와 서버부품, 네트워크.커뮤니케이션 부품, 데이터센터 등 뉴 비즈니스로 구성된다.

<>인터넷접속단말기=인텔은 이미 시장의 84%를 점유하고 있는 PC 핵심부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 외에도 "스트롱아암"처럼 PDA, TV셋톱박스 등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기기의 핵심칩을 제공한다.

또 지난해인수한 DSP커뮤니케이션의 기술력을 이용, 휴대폰에 장착되는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서버부품=인텔은 올 하반기에 E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서버용 64비트 제품인 "이태니엄(IA-64)"을 선보인다.

<>네트워크.커뮤니케이션 제품=단말기와 서버를 연결하는 제품들이다.

모뎀,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 스위치, 라우터에 쓰이는 칩을 주로 생산한다.

인텔은 자사가 만든 칩을 이용, 이더넷 허브, 네트워킹 스위치, 라우터 등 완제품도 만든다.

지난해 합병한 다이얼로직을 통해 선보이는 인터넷폰도 주요 제품이다.

<>뉴비즈니스=기업간 전자상거래를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버를 관리해 주는 웹호스팅 사업과 가정용 웹정보기기 등 자사의 칩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 완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인텔은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데이터센터를 연데 이어 올해 말까지 10여개의 센터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 세울 예정이다.

인터넷에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크린폰이나 웹카메라,웹현미경 같은 웹장난감 등 다양한 정보기기도 선보인다.

산타클라라(미국)=송대섭 기자 dsso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