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13) 제1부 : 1997년 가을 <1>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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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진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황무석이 재빨리 여가수를 향해 말했다.
"809호로 먼저 가 있어요. 진 회장님이 올라가실 거요"
황무석이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여가수에게 주었다.
여가수가 열쇠를 받아들고 진성호에게 목례를 한 후 자리를 떴다.
진성호는 갑자기 일어난 일에 얼떨떨했다.
"황 부사장님이 잘못 생각하신 것 같아요. 성의는 고맙지만 오늘 저녁은 그럴 처지가 아니에요"
진성호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저하고는 관계 없는 여잡니다. 진 회장님을 지난번에 보고 저한테 자주 물었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심기도 불편한데 쉬고 가십시오"
황무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진성호도 어쩔 수 없이 따라 일어났다.
로비에서 황무석과 헤어져 혼자가 된 진성호는 어떻게 할까 하고 궁리했다.
여가수를 809호에 혼자 두고 떠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구내 전화로 연락해 그냥 가라고 하기에도 뭔가 걸리는 게 있었다.
진성호는 일단 호텔방으로 가 여가수에게 돈으로 사례를 한 후 헤어지기로 마음먹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나 일은 그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았다.
그 여자의 슬픈 표정과 가슴이 허물어지는 듯한 낮은 울음소리가 이유였다.
여자의 꾸밈 없는 슬픈 표정은 남자의 마음을 연약하게 하고 여자의 드러내놓지 않으려는 눈물은 남자의 가슴에 죄의식을 심게 마련이다.
바로 그런 상황이 그날 저녁 809호 내에서 그들 사이에 벌어졌던 것이다.
진성호가 809호실 문을 노크하자 "열려 있어요"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 모퉁이에 앉아 호텔 잡지를 읽고 있는 듯한 그녀를 마주했다.
그녀는 어느새 회색 투피스 정장 차림이었다.
조금전 촌스러운 롱드레스를 걸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귀티 나는 타입이랄까? 진성호는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진성호는 선 채로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 순간 그를 올려다보던 그녀의 시선과 마주치면서 그녀의 슬픈 표정을 보았다.
순간 그는 그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지갑을 다시 집어넣고 의자를 끌어당겨 그녀 앞에 앉았다.
"''마이 웨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예요. 잘 들었어요"
진성호가 덤덤하게 말했다.
"세계 여론조사에서도 "마이 웨이"가 가장 애창되는 곡이라더군요. 내가 왜 ''마이 웨이''를 좋아하는 줄 알아요?"
그녀가 진성호를 쳐다보았다.
슬픈 표정이 다소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죽기 전 친구에게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지요. 별로 특별한 인생은 아니지만 가사를 들으면 인생이란 한 번쯤은 살 만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진성호는 잠시 이것이 자신이 하는 이야기인지 의아해졌다.
사실 취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근래 몇 년 동안 자신의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솔직히 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었다.
진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황무석이 재빨리 여가수를 향해 말했다.
"809호로 먼저 가 있어요. 진 회장님이 올라가실 거요"
황무석이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여가수에게 주었다.
여가수가 열쇠를 받아들고 진성호에게 목례를 한 후 자리를 떴다.
진성호는 갑자기 일어난 일에 얼떨떨했다.
"황 부사장님이 잘못 생각하신 것 같아요. 성의는 고맙지만 오늘 저녁은 그럴 처지가 아니에요"
진성호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저하고는 관계 없는 여잡니다. 진 회장님을 지난번에 보고 저한테 자주 물었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심기도 불편한데 쉬고 가십시오"
황무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진성호도 어쩔 수 없이 따라 일어났다.
로비에서 황무석과 헤어져 혼자가 된 진성호는 어떻게 할까 하고 궁리했다.
여가수를 809호에 혼자 두고 떠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구내 전화로 연락해 그냥 가라고 하기에도 뭔가 걸리는 게 있었다.
진성호는 일단 호텔방으로 가 여가수에게 돈으로 사례를 한 후 헤어지기로 마음먹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나 일은 그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았다.
그 여자의 슬픈 표정과 가슴이 허물어지는 듯한 낮은 울음소리가 이유였다.
여자의 꾸밈 없는 슬픈 표정은 남자의 마음을 연약하게 하고 여자의 드러내놓지 않으려는 눈물은 남자의 가슴에 죄의식을 심게 마련이다.
바로 그런 상황이 그날 저녁 809호 내에서 그들 사이에 벌어졌던 것이다.
진성호가 809호실 문을 노크하자 "열려 있어요"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 모퉁이에 앉아 호텔 잡지를 읽고 있는 듯한 그녀를 마주했다.
그녀는 어느새 회색 투피스 정장 차림이었다.
조금전 촌스러운 롱드레스를 걸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귀티 나는 타입이랄까? 진성호는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진성호는 선 채로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 순간 그를 올려다보던 그녀의 시선과 마주치면서 그녀의 슬픈 표정을 보았다.
순간 그는 그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지갑을 다시 집어넣고 의자를 끌어당겨 그녀 앞에 앉았다.
"''마이 웨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예요. 잘 들었어요"
진성호가 덤덤하게 말했다.
"세계 여론조사에서도 "마이 웨이"가 가장 애창되는 곡이라더군요. 내가 왜 ''마이 웨이''를 좋아하는 줄 알아요?"
그녀가 진성호를 쳐다보았다.
슬픈 표정이 다소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죽기 전 친구에게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지요. 별로 특별한 인생은 아니지만 가사를 들으면 인생이란 한 번쯤은 살 만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진성호는 잠시 이것이 자신이 하는 이야기인지 의아해졌다.
사실 취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근래 몇 년 동안 자신의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솔직히 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