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알면 감 잡힌다..썰렁해진 장외시장 투자 어떻게..'커버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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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장이 썰렁하다.
옥션 건잠머리컴퓨터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코스닥 진입이 일단 좌절된 탓이다.
신청만 하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등록)된다는 등식이 무너졌다.
장외에서 되는 물건 하나만 잡으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장외의 법칙"도 깨졌다.
코스닥 등록심사에서 건잠머리처럼 기각 판정을 받으면 다시 등록에 도전하기까지 1년을 재수해야 한다.
큰 돈을 벌기는 커녕 엄청난 투자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달라진 현실 앞에서 투자자들은 재산이 다 날아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이렇다고 해서 장외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아니다.
장외주식은 여전히 대박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대상이다.
다만 리스크가 전보다 훨씬 높아져 "묻지마" 투자는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게 달라졌을 뿐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장외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종목을 골라야 위험을 피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닥 등록심사에서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재무제표가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됐다는 것.
예컨대 건잠머리컴퓨터는 매출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이디어로만 머물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일정 기준 이상의 가시적인 실적이 인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마크로젠처럼 탁월한 기술이 있을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예외에 속한다.
문제는 재무제표와 관련해 확정된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코스닥시장 등록요건에는 일반 기업의 경우 부채비율에 관련된 것만 제시돼 있다.
설립 후 3년이 지나고 납입자본금이 5억원 이상인 기업은 부채비율이 업종평균의 1.5배 미만이어야 한다.
자기자본이 1백억원 이상인 경우 업종 평균부채비율을 넘어서는 안된다.
자본 잠식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그나마 이 조항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에 옥션이나 건잠머리컴퓨터 등을 심사보류하거나 기각시킨 근거는 뭘까.
이른바 질적 기준이라는 조항이다.
증권업협회의 중계시장 운영규정에 명시돼 있다.
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을지 여부를 판단해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게 질적 기준이다.
쉽게 말해 심사위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여 승인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정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실적이 따르지 못하거나 큰 폭의 적자를 내는 기업은 등록이 거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아이디어만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장외주식 전문업체인 PBI 양준열 사장은 지적했다.
실제 매출이 일어나고 있는지,부채는 적은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엔젤펀드를 구성해 투자하는 것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 말이 엔젤투자이지 "묻지마"가 대부분이었다.
펀드의 구성원들도 알음알음으로 사람들을 엮은 경우가 태반이다.
게다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전부다.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모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음달부터 관련 규정이 바뀌어 어느정도 정보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0억원미만 1억원이상 규모로 공모하는 경우에도 회사내용을 공시토록 의무화했다.
지금까지는 10억원 미만인 경우 아무런 규제가 없었다.
적어도 회사의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투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여기에 또 중요한 요소는 최고경영자(CEO)가 누구이냐다.
신생 기업일수록 CEO의 능력이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벤처기업 중 그냥 놓아둬도 조직의 힘으로 회사가 무리없이 굴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CEO가 회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능력만 있다고 투자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됨됨이도 살펴야 한다.
일부 벤처기업 사장들의 경우 "신흥 졸부"라는 비아냥 감이 되고 있다.
또 회사가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지분을 팔아 돈부터 챙기는 기업에 투자했다가는 결국 쓴물만 삼키고 만다.
장외주식 전문가들은 종목을 선택할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막연한 말에 현혹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업계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피라고 충고한다.
"기술력이 뒤지는 기업의 생명력은 절대 보장받을 수 없다"(미래에셋 구재상 상무)는 것.
자신이 없으면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는 데 게을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대박의 꿈"에 설레는 가슴을 달래기 전에 차가운 머리로 냉정한 판단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옥션 건잠머리컴퓨터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코스닥 진입이 일단 좌절된 탓이다.
신청만 하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등록)된다는 등식이 무너졌다.
장외에서 되는 물건 하나만 잡으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장외의 법칙"도 깨졌다.
코스닥 등록심사에서 건잠머리처럼 기각 판정을 받으면 다시 등록에 도전하기까지 1년을 재수해야 한다.
큰 돈을 벌기는 커녕 엄청난 투자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달라진 현실 앞에서 투자자들은 재산이 다 날아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이렇다고 해서 장외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아니다.
장외주식은 여전히 대박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대상이다.
다만 리스크가 전보다 훨씬 높아져 "묻지마" 투자는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게 달라졌을 뿐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장외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종목을 골라야 위험을 피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닥 등록심사에서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재무제표가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됐다는 것.
예컨대 건잠머리컴퓨터는 매출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이디어로만 머물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일정 기준 이상의 가시적인 실적이 인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마크로젠처럼 탁월한 기술이 있을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예외에 속한다.
문제는 재무제표와 관련해 확정된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코스닥시장 등록요건에는 일반 기업의 경우 부채비율에 관련된 것만 제시돼 있다.
설립 후 3년이 지나고 납입자본금이 5억원 이상인 기업은 부채비율이 업종평균의 1.5배 미만이어야 한다.
자기자본이 1백억원 이상인 경우 업종 평균부채비율을 넘어서는 안된다.
자본 잠식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그나마 이 조항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에 옥션이나 건잠머리컴퓨터 등을 심사보류하거나 기각시킨 근거는 뭘까.
이른바 질적 기준이라는 조항이다.
증권업협회의 중계시장 운영규정에 명시돼 있다.
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을지 여부를 판단해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게 질적 기준이다.
쉽게 말해 심사위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여 승인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정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실적이 따르지 못하거나 큰 폭의 적자를 내는 기업은 등록이 거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아이디어만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장외주식 전문업체인 PBI 양준열 사장은 지적했다.
실제 매출이 일어나고 있는지,부채는 적은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엔젤펀드를 구성해 투자하는 것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 말이 엔젤투자이지 "묻지마"가 대부분이었다.
펀드의 구성원들도 알음알음으로 사람들을 엮은 경우가 태반이다.
게다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전부다.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모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음달부터 관련 규정이 바뀌어 어느정도 정보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0억원미만 1억원이상 규모로 공모하는 경우에도 회사내용을 공시토록 의무화했다.
지금까지는 10억원 미만인 경우 아무런 규제가 없었다.
적어도 회사의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투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여기에 또 중요한 요소는 최고경영자(CEO)가 누구이냐다.
신생 기업일수록 CEO의 능력이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벤처기업 중 그냥 놓아둬도 조직의 힘으로 회사가 무리없이 굴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CEO가 회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능력만 있다고 투자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됨됨이도 살펴야 한다.
일부 벤처기업 사장들의 경우 "신흥 졸부"라는 비아냥 감이 되고 있다.
또 회사가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지분을 팔아 돈부터 챙기는 기업에 투자했다가는 결국 쓴물만 삼키고 만다.
장외주식 전문가들은 종목을 선택할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막연한 말에 현혹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업계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피라고 충고한다.
"기술력이 뒤지는 기업의 생명력은 절대 보장받을 수 없다"(미래에셋 구재상 상무)는 것.
자신이 없으면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는 데 게을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대박의 꿈"에 설레는 가슴을 달래기 전에 차가운 머리로 냉정한 판단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