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의 땀냄새가 오롯히 배있는 자연다큐멘터리 세편이 연이어 방영된다.

EBS가 오는 수.목.금 3일간 선보이는 "특선 자연다큐멘터리"(오후8시)
시리즈.

수개월동안 외딴섬과 산중에 파묻혀 자신과 촬영대상을 두고 벌인 인고의
결실이다.

첫날 방영되는 "원시를 날아온 새, 가마우지"(문동현PD)편은 새의 천국
"백령도"의 장촌절벽에서 집단서식하고 있는 가마우지의 독특한 생태를
소개한다.

"바다의 까마귀"라는 별명을 가진 가마우지는 원시 조류의 날개형태를
유지한 채 살아간다.

나는 것보다 잠수와 헤엄에 능해 물고기에 가까운 편.

행동이 굼떠 같은 절벽에서 살고 있는 하얀색의 괭이갈매기에세 새끼알을
도둑맞고 애써 물어온 집짓는 재료마저 뺏기는 가마우지의 삶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목요일의 "조간대의 비밀"은 해안이라 부르는 바다와 육지의 경계지대에서
살아가는 해안생물들의 신비한 생태를 다룬다.

동족을 잡아먹는 밤게, 텃세가 유난히 심한 농게를 비롯 서로 천적관계인
도요새와 갈매기의 싸움장이 된 갯벌의 생태를 소개한다.

특히 조간대 생물들의 방파제 구실을 해주는 모래사장에서 게와 바다새에
벌어지는 먹이사슬이 신비롭다.

금요일은 "풀섶의 세레나데"(이의호PD).

곤충이 내는 소리는 울음이 아니라 짝을 찾기 위한 수컷들의 "세레나데"라는
것을 보여준다.

짧고 거친소리는 다른 수컷과 싸울때, 낮은 패턴의 고른 소리는 암컷을
유인하기 위한 노래이다.

중베짱이 긴꼬리쌕새기 풀종다리 여치베짱이들이 한밤에 만들어내는 풀숲의
합창을 배경음향없이 10여분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