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이 어느 수준까지 떨어지고 언제 반등할까.

국제가격은 지난해 9월 20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후 계속 떨어져 23일
64D램의 국제현물시장 가격이 개당 4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반도체값의 주된 하락 요인으로 PC메이커 등 수요업체들의 재고부담을 꼽을
수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작년 4.4분기 반도체가격 폭등에 따른 후유증이
있는데다 Y2K에 대비해 미리 확보한 재고를 줄이는 과정에서 수급불균형
현상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일웅 삼성전자 마케딩 담당 이사는 "PC용 D램 반도체값이 떨어지는 것은
인텔이 공급하는 펜티엄III 프로세스칩의 공급이 부족했고 일부 반도체
메이커들이 모듈 메이커에 저가 판매를 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공급초과현상이 지속되면서 심리적 요인까지 가세한 것도 최근 반도체값
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텔의 CPU 공급부족이 어느정도 해소됐고 지난 2개월
동안 PC메이커와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어느정도 줄인 만큼 반도체값 반전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반도체값이 4달러 수준에서 저점을 형성한 후 4~5월께부터 강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대전자 최수 상무는 "워낙 변수가 많아 반도체값을 전망하기 쉽지 않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가격이 급속히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메이커들이 각각 2월,3월 결산을 마치면 수급이
균형을 회복하고 상승시도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일부 업체들이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램버스 D램
생산을 늘리기 위해 PC용 싱크로너스 D램 반도체 라인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내에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값 하락세는 둔화되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3.4분기께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커들의 생산성 향상과 투자 재개 등 공급 측면을 감안하면 반도체가격을
쉽게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