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이 1,2대주주간 경영권 다툼에 휘말릴 전망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주은행 2대주주인 김태진씨(청구화공 대표)는
금융감독원에 제주은행 주식 10% 가량을 장내에서 추가로 매수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씨측은 다음주께 금감위의 승인을 받게 되면 지분을 1대주주인 김성인
(일본 천마물산 대표)씨의 지분(24.28%) 만큼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김태진씨 지분은 15%다.

이같은 대주주간 지분확보 싸움은 제주은행의 부진한 경영실적과 주가하락
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은행은 상반기에 3백억원의 증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주가가 1천7백원대
까지 떨어져 기존주주들이 유상증자에 반대하고 있다.

김태진씨측 관계자는 "제주은행 현 경영진이 상반기에 3백억원의 증자를
계획하면서 1천7백원대에 불과한 주식을 구주주들에게는 액면가에 사들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여 은행주가를 끌어올리고 지분율도
동등하게 한뒤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성인씨측은 "유상증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에서 저가
에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감위의 승인여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앞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 확실
하다면 김태진씨측의 주식매수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은 현재 은행법상 동일인 지분한도가 15%로 돼있다.

지분한도를 초과해 주식을 사들이고자 할 경우에는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