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의 김희선 대 나산의 최지우"

의류업계의 라이벌인 나산과 신원이 불꽃튀는 톱모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당대 최고의 여배우만을 모델로 기용해온 두 업체는 올 봄 특히
신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들을 내세워 여심 사로
잡기에 나섰다.

신원은 김희선(베스띠벨리) 채림(씨)을 골랐고 나산은 최지우(조이너스)와
전지현(CMG꼼빠니아)을 내세웠다.

나산과 신원의 모델 선정은 패션계 뿐만 아니라 연예계에서도 큰 관심거리다

두 업체의 카탈로그 모델로 뽑혔다는 것은 최정상급 스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채시라 최진실 심은하 이승연 등 역대 모델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여성복 브랜드들이 고객이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문 모델이 아닌 연예인이나 얼굴이 많이 알려진 인물을 기피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신원 홍보실 마진원씨는 "전국 곳곳에 매장을 두고 있는 내셔널 브랜드
특성상 널리 알려진 얼굴이어야 대중적인 호응을 얻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두 업체의 모델이 됐다는 것은 깨끗하고 청순한 여성미를 갖춘 배우로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른바 "ET과 개성파 모델"같은 파격적인 이미지는 환영받지 못한다.

실제로 나산은 인기는 있지만 개성이 강한 신세대 모델 B양을 기용했다가
지방 대리점주로부터 "모델 선정을 잘못해 손님이 줄었다"는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반대로 조이너스의 심은하와 베스띠벨리의 김희선은 높은 인기와 여성적인
이미지를 모두 갖춘 역대 최고의 모델로 꼽힌다.

"심은하가 등장한 카탈로그는 매장에 비치하자마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TV에 입고 나온 옷은 모두 품절됐다"는게 나산 홍보실 박상윤씨의
말이다.

김희선은 3년 연속 모델자리를 지키며 10대들 사이에 베스띠벨리 카탈로그
수집열풍이 불게 만들기도 했다.

현재 인기절정에 있는 배우들인 만큼 이들의 몸값 또한 업계 최고다.

톱스타 김희선과 최근 재기한 최지우, 테크노 댄스로 N세대 아이돌 스타로
부상한 전지현 채림 모두 각각 2억원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체 관계자는 "신원과 나산이 각각 워크아웃과 화의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인 것이 사실이지만 누가 모델이냐에 따라 매출의 절반
이상이 좌우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