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단오가 무슨날 인지 아니."

"창포물에 머리감고 그네 뛰는 날이잖아요."

"중국에선 찹쌀을 댓잎으로 싼 쫑즈(만두의 일종)를 강에 던지며 곡을 한다.

음력 5월 5일 멱라강에 몸을 던진 초나라 시인 굴원을 추모하기 위한 거지.

굴원의 시신이 물고기밥 되는 일을 막기 위한 거란다."

중문학교수인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형식으로 기술된 고전문학 입문서
"중국 고전 이야기"(송철규 지음, 소나무, 1만원)가 출간됐다.

인터넷세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노자 등이 각광 받는 요즘, 김용옥 강의만큼
알기 쉽고 명쾌한 책이다.

회고 취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나타난 고문에의 관심은 적극적
인 모색보다 소극적인 도피의 혐의가 짙다.

구어체로 쓰여진 "중국 고전 이야기-제1권"는 귀신조차 눈물을 흘리며
두려워했다는 문자의 탄생부터 심장을 토해내고서야 노래를 멈출 거라던
당나라 시인 이하(790~816)까지 4천여년의 문학사를 더듬는다.

전설에 따르면 요임금 시절 하늘에는 10개의 태양이 있었다.

백성들이 화염속에서 고통스러워하자 상제는 후예에게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라고 했다.

후예가 태양을 쏘자 까마귀 깃털이 흩날렸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금오"
라고 했다.

9개의 태양은 상제의 아들들이었다.

저자는 4서 5경의 유래, 제자 백가의 형성, 두보 이백 유중원 백거이의
시세계를 두루 살핀다.

진시황의 아버지기이기도 한 여불위가 "여씨춘추"20만자를 완성한뒤 한 글자
라도 빼거나 넣을 수 있는 자에게 1천금을 주겠다고 공언한 대목에 이르면
글 쓰는자의 오연한 자부심을 읽을수 있다.

< 윤승아 기자 a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