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 국제통화기금(IMF)서울사무소장은 16일 "지표상으로
한국의 경제위기는 끝났지만 성장 기반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서는
금융과 기업 부문의 계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 소장은 이날 하얏트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금융인조찬회에
참석,"탈 IMF를 위한 한국경제의 개혁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지난해 10.25%의 경제성장률을 보인데 이어 올해도
6.5%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금융,기업
부문의 철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는 다시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 소장은 "금융부문은 지난 2년간 부실 금융기관 청산,은행의
자본 확충,금융감독 강화 등의 성과가 있었으나 투자신탁회사의
개혁,효율적인 경영관행 정착,정부와의 거리 유지 등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부문에서도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정착될 때만이
한국 기업들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 소장은 최근의 경상수지 적자 기조에 대해 "자본재 도입 등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날과
같은 만성적인 적자구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수년간 경상수지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최근의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인플레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고 "지나친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경기회복으로 인한 물가상승에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 소장은 존 도스워스 전 IMF 서울사무소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11월 한국에 부임했다.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