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계열 매각대상이 5개사로 확대되면서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5개사가 패키지딜 형태의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 희망업체들은 선별적인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인수업체들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국내외 업체들간의
합종연횡이 가열될 전망이다.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캐피탈의 경우엔 회사성격상 대우차와의 패키지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차 인수업체들이 별도의 판매회사나 금융회사를 설립하지 않는 이상
이들 기업은 대우차와 공동운명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통신 보령공장도 레간자 누비라 매그너스 등의 트랜스미션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차와 동반인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인수구도는 <>대우자동차 승용부문 <>대우자동차 상용부문
<>쌍용자동차 등 핵심 3개사로 압축된다.

<> 대우자동차 승용부문 =입찰포인트는 GM의 수정제의와 포드-현대의
연합전선 구축여부.

최근 방한한 GM의 루 휴즈 수석부사장은 정부와 채권단 관계자들을 만나
조만간 수정제의(revised proposal)를 내놓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GM은 작년말 자신들이 제시했던 인수방안에 대해 채권단측의 반응이 탐탁지
않자 보다 진전된 인수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GM이 "전향적인" 안을 내놓을 경우 GM이 배타적 우선협상업체에 지정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과거 대우차와의 협력관계나 쌍용차와의 일괄인수를 선호하는 정부측 입장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GM을 견제하려는 포드-현대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포드-현대의 컨소시엄 구성에는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지만 GM의 확장을
막아야 한다는 양사의 이해관계는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대우차를 독자적으로 인수할 수 없는 양사의 여건도 비슷한 편이다.

포드의 경영진들은 기존 주주들의 반발 등을 감안해 대우차 단독인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대도 작년말 대규모 증자를 통해 겨우 부채비율 2백%를 맞춰 놓은 상태
이기 때문에 인수자금 동원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 입장에선 포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략적
제휴협상도 병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포드-현대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중소기업협동중앙회의 참여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 대우자동차 상용부문 =GM 포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한때 르노사가 인수의사를 타진했지만 후속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르노는 입찰제안서 발송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이렇게 보면 상용부문은 인수자가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연간 10만여대를 생산하고 있는 상용부문을 따로 남겨
놓을 경우 향후 또다른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단은 승용부문
과의 일괄매각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예컨대 대우차 우선협상업체로 선정된 업체와 상용차부문을 별도로 협상할
수 있는 것이다.

<> 쌍용자동차 =GM 포드 외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다임러는 특히 GM 포드와 달리 쌍용차만 사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어 대우차
전체 인수구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임러는 대우차 일괄매각 여부에 관계없이 쌍용차에만
단독 응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쌍용에 대해 가치평가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GM보다
다임러가 쌍용의 적정한 가격을 써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임러는 쌍용차가 다른 업체에 넘어갈 경우 현재 벤츠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는 이스타나 생산기지를 일거에 상실한다는 측면에서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다.

< 조일훈.김용준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