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경영활동으로 거둔 이윤 일부의 사회 환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천억원 이상을 불우이웃돕기, 장학사업 지원 등에 투입하는 등
공익활동을 대폭 강화할 움직임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최근 "이익을 많이 낸 기업들이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데 따른 현상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시민운동의 입김이 세지면서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선진국형 프로그램 도입 =전경련 사회공헌위원회를 중심으로 선진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벤치마킹이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으론 일본 경단련이 시행하고 있는 "퍼센트클럽제"와 미국 기업의
"급여공제지원방식" 등이 거론된다.

퍼센트클럽제는 일본 경단련이 80년대말 도입한 것으로 이익 일부를 갹출,
기금으로 만들어 공익활동을 하는 형태다.

현재 2백81개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주로 급여공제지원방식 (payroll deduction)
으로 이뤄진다.

종업원들이 급여의 일정비율을 떼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활동을 벌이면
기업도 이에 상응하는 액수(matching gift)를 내놓는다.

또 판매액의 일부를 불우이웃 돕기에 쓰는 기업도 있다.

이들 제도가 사회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삼성 현대 코오롱 등이 도입
추진중인 이익배분제는 종업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경영성과 보상 차원에서 이익 일부를 종업원들에 나눠주는 제도다.

삼성전자 포철 등 주요 기업들은 또 고율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이윤을
좀더 많이 나눠줄 계획이다.

<>활발해지는 사회공헌활동 =현대는 복지회관 운영을 확대하고 도로건설
기증 등 지역개발 사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현대정유는 백혈병 어린이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 계열사별로 사회봉사 활동과 헌혈,
불우이웃돕기 활동 등을 벌일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해 1백억원을 불우이웃 돕기로 내놓기도 했다.

LG는 5개의 사회 공익재단을 통해 올해 2백5억원을 공익활동에 투입한다.

LG복지재단은 1백30억원을 들여 6개지역 8곳에 건립 기증한 종합사회복지관
건립사업을 계속하고 아동청소년 지원사업도 강화키로 했다.

SK는 장학사업과 결식아동돕기 운동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 등을 통해 장학사업 사회복지활동을
해오고 있다.

롯데복지재단은 94년 설립이후 작년까지 28억7천만원을 사회복지시설,
무의탁노인, 장애인, 불우 이웃 등에 지원했다.

금호는 문화사업 투자를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금호문화재단은 미술 음악 등 문화이벤트를 많이 후원하고 있으며 올들어선
10억원을 들여 경복궁 옆 금호미술관내에 전문 콘서트홀을 개관했다.

두산은 연강재단을 통해 학술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경련은 65개 기업들이 지난해 사회공헌 활동에 모두 1천8백61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업체당 평균 28억6천만원을 지출한 셈이다.

또 사회공익활동을 위한 기업부설 재단 자산은 총 1조7천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익활동 활성화 배경 =선진 기업일수록 공익활동이 활발하다.

공익활동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에선 지난 53년 이른바 "A.P 스미스사건"이후 기업들의 공익활동이
붐을 이뤘다.

A.P스미스 사건은 재봉틀 회사인 스미스사가 프린스턴 대학에 기부금을
낸데 대해 주주가 무효소송을 제기한게 발단이었다.

뉴저지 고등재판소는 "기부행위가 직접적으로 기업이익에 연결이 안될지
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정한다"며 스미스사의 사회봉사활동을 인정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으로 조성된 좋은 이미지는 일종의
무형자산"이라며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하지 못할 것"으로 밝혔다.

< 강현철.이익원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