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향을 판단하려면 전력 소비량과 고속도로 통행량부터 살펴라"

재정경제부는 거시경제 동향을 보다 빨리,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이들
두가지 지표를 가장 신뢰도가 높은 잣대로 채택했다.

7일 재경부에 따르면 최근 거시경제점검회의를 열어 "경기선행지표
(leading indicator)"를 선정하기 위한 검토작업을 벌인 결과 전력소비량과
고속도로 통행량 증감률이 경기사이클과 가장 잘 맞아 떨어졌다는 것.

전력소비량의 경우 1998년 3.4분기에 마이너스 5.8%로 바닥을 쳤는데 이는
통계청이 작성하는 경기순환변동치가 98년 8월에 85.6으로 저점을 기록한
것과 시기적으로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전력소비량은 또 작년 1.4분기에 6.2%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4.4분기에는
13.4%의 증가세를 보여 작년 한햇동안의 지속적인 경기상승세와 흐름을
같이했다.

이에비해 고속도로 통행량의 경우는 경기사이클보다 약간 앞서가는 경향을
보였다.

즉, 1998년 1.4분기에 마이너스 14.0%까지 곤두박질친후 점차 감소폭이
줄어들다가 지난 99년 1.4분기에 11.2%라는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

고속도로 통행량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작년 2.4, 3.4분기 연속 12.2%
증가했다가 4.4분기에는 11.1%로 증가세가 약간 둔화된 점이다.

이는 작년 12월의 산업활동 동향이 "경기조절" 기미를 보인 것과 일치
한다는게 재경부의 분석이다.

재경부는 이밖에 <>7대 백화점 매출액 <>대형 놀이공원 입장객 <>고용보험
급여신청자수 등도 경기선행지표감으로 검토했으나 이들 지표는 앞의 두
지표에 비해 경기동향 설명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부가 이처럼 경기선행지표를 선정키로 한 것은 기존의 경기순환변동치
가 통상 2개월 정도 지나서야 나오기 때문에 정책대응이 늦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번에 검토된 지표들은 모두 매달 즉시 파악이 가능한 지표들
이다.

이에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도 공개시장
위원회(FOMC)에 참석하기 전에 반드시 고속도로통행료를 챙겨 보는 것으로
안다"며 경기선행지표가 선정되면 경기변동에 대한 정책대응이 한결 신속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