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박사".

지난 1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대표이사로 선임된 심현영 사장의 새 별명이다.

직장생활 35년의 절반이상을 건설회사 수장으로 지낸 그의 이력에 비춰보면
새 직함은 낯이 설다.

하지만 그를 만나보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플라스틱 원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부터 현재 생산중인 4백여개 제품의
품목까지 줄줄 왼다.

플라스틱은 종이와 나무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며
예찬론도 곁들인다.

93년 현대정유 사장을 맡은 것도 플라스틱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는 게 심사장의 귀띔이다.

지난 96년 9월 현대건설 사장을 끝으로 현대를 떠난지 4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그는 현대산업개발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지난 81년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라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은 것을
비롯 86년부터 95년까지 10년간 현대산업개발 사장으로 재직했다.

이 기간중 이번에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엔지니어링플라스틱(유화부문)의
기초를 닦았다.

플라스틱 부문의 신장세가 예상되고 건설업만으론 재무구조와 매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정세영 명예회장이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을 인수한 뒤 분사시킨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부문의 사장을 맡긴 것도 결자해지의 뜻이 담겨 있다는 게 심사장의
설명이다.

앞으로 동남아 유럽시장을 본격 공략, 2백억원인 매출액을 올해안에
4백억원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플라스틱의 시장성은 무한합니다. 고부가가치의 복합수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4~5년안에 회사를 업계 1위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정통 건설맨"에서 "플라스틱 박사"로 변신한 심사장의 새로운 각오다.

<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