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금리와 국내 금융시장 ]

우리 경제로서는 이번보다는 향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방향이 더 중요하다.

이번 조치발표와 함께 추가금리 인상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국제투자자금이 미국의 국채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국제외환시장에서는 엔화및 유로화의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 중요한 엔화 가치는 당초 하반기에 예상됐던 1백10엔대
진입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유로화 가치도 지금과 같은 낮은 수준이 지속될 경우 최근 유럽내 최대
현안인 인플레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결국 유럽금리도 유로화 가치안정을 위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환율이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다.

가뜩이나 1월중 무역수지가 26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주로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수출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마저
불리하게 움직인다면 정부가 구상중인 무역수지나 외화수급 관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외화손실도 우려된다.

단순히 이번의 금리인상만으로 순외채이자 부담이 7천만달러나 늘어난다.

특히 금년에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은 엔화및 유로화 강세를 전제로 사업계획
을 짜놓은 상태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환율이 거꾸로 움직이면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외화손실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자금운용이 단기화되고 부동자금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제금리마저 인상될 경우 외자이탈로 전반적인 국내 금융시장
의 안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당장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하더라도 향후
국제금리가 인상될 것에 대비해 다양한 완충장치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단기적으로는 대내외 시장여건에 맞게 금리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외환정책 운용이나 거시경제 변수간에 균형감을 회복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줘야 한다.

이 점에서는 재원확충을 통한 환율변동보험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권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매듭지어야 미국금리 인상과
같은 대외환경 변화로부터 우리 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춘 <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