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업자 10명 가운데 4명은 보수나 근무시간 등 근무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직장이 문을 닫거나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에 의해 실직한
경우는 전체의 12% 수준에 불과하며 그 비중은 2년전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9년 12월 현재 1년 미만 실업자의 이직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개인적 이유.건강.시간.보수 등에 대한 불만"으로
전체의 39.6%나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지원자금을 요청한 직후인 1998년 1월에는 "자발적
인 실업"이 전체의 27.1%였으며 실업문제가 점차 심각해진 98년 5월에는
18.6%까지 떨어졌었다.

반면에 직장의 휴.폐업으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잃은 경우는 98년 1월에
18.3%였으나 99년 12월에는 4.5%에 불과,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명에
퇴직이나 조기퇴직, 정리해고 등 이른바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도 98년 1월
에 14.2%였다가 99년12월에는 절반 수준인 7.7%로 떨어졌다.

휴폐업과 구조조정 비중을 합치면 99년 12월이 12.2%에 불과, 2년전인 32.5%
와 비교할 때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거리가 없어서"라거나 "사업경영의 악화"로 직장을 잃은 경우는 98년
1월에 30%였다가 이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98년 7월에 43.6%까지 늘어났으나
다시 감소세로 반전, 99년 12월에는 30.8%로 낮아졌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경제위기로 부도가 속출하고 기업 구조조정이 활발할
당시에는 그에 따른 실업이 많았으나 요즘에는 조건이 맞지 않아서 회사를
그만 두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 김병일 기자 kb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