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은 대출이 규정에 맞게 제대로 나가는지를 감사하는 일종의 "대출
경찰" 1백75명을 일선 지점에 배치했다.

호리에 신임행장이 선보인 첫번째 경영변화로 국내은행들의 기존 여신관행
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제일은행은 여신부문 조직을 <>여신지원부 <>여신관리부 <>여신감리부
등으로 개편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여신감리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부서는 여신을 감리(review)하고 법규 및 규정의 준수여부를 감사하는
일을 담당한다.

감리역에는 5년이상 여신관련 업무를 본 20명의 직원이 선발됐다.

이들은 대출과정에서 심사역들이 평가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적정한지를
따지고 경우에 따라선 시정을 요구, 만기가 돌아왔을 때 회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할 수 있다.

또 문제여신에 대한 보고서를 받아 누구에게 잘잘못이 있는지를 가려내는
역할을 맡는다.

제일은행은 이와함께 지점에 법규감독관(compliance officer) 1백75명을
배치하기도 했다.

2년이상의 대출업무 경험이 있는 과장.대리급들이 법규감독관의 주축을
이룬다.

감독관 1명이 지점 한 곳 또는 두 군데를 담당한다.

이들은 지점이 규정을 준수해 가며 대출을 해주는지, 대출과정에서 부정한
일은 없는지 등을 체크한다.

특히 이들은 여신승인을 등록하거나 해제하는 권한을 갖는다.

지점장들이 주어진 권한하에서 여신을 취급했더라도 이들이 "OK" 결정을
내리고 이를 컴퓨터에 입력하지 않으면 대출이 실행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채권보전서류 작성이 적정했는지 여부도 점검한다.

제일은행은 이와함께 기업대출때 지점이 본점에 내는 의견서 등도 일절
폐지했다.

김광래 제일은행 여신감리부장은 "은행의 여신감리 기능은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있다"며 "부실여신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5대계열 여신전담팀, 중소기업특별대책반 등은 폐지됐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