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0시30분 하나로클럽 양재점 매장.

매장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4천여가지 우리 농산물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가 코끝에 휘감긴다.

눈앞에 펼쳐진 3천5백여평 규모의 넓직한 매장은 야간 쇼핑을 나온 고객들로
가득하다.

"싸요. 다른 할인점보다도 최소한 10%정도는 싼 것 같아요"(대치동, 김미영
주부, 35)

"싱싱해서 좋아요. 과일하고 채소는 신선해야 하잖아요"(신천동, 이정은
주부, 46)

농협유통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농산물할인점 하나로클럽 양재점.

소비자들은 이곳을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을 안심하고 값싸게 살수 있는 곳"
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점포가 우리 농산물을 다른 어느 유통업체보다 값싸게 팔수 있는 최고의
비결은 무엇보다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직거래에 있다.

이곳에서는 현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최대한 짧은 시간에 최소한의
유통단계"만을 거쳐 소비자들이 손에 넣을수 있다.

농산물들은 도매시장으로 출하될 경우 "농민-수집상-도매시장-중매인-하매인
-소매상-소비자"와 같은 복잡한 경로를 거치게 돼있다.

유통단계가 늘어날 때마다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하나로 클럽 양재점은"농민(작목반)-물류센터(하나로클럽)-소비자"로
유통경로를 최대한 압축했다.

이는 하나로클럽 양재점을 오픈 2년만에 평균 일매출 8억원 규모의 초특급
할인점으로 우뚝 세운 최고의 밑거름이 됐다.

이 점포의 진면목은 우리 농산물 특수기간인 명절대목때 더욱 실감나게
느낄수 있다.

지난해 추석을 이틀 앞둔 9월22일 이 점포는 단 하룻동안 28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법 이름이 알려진 타할인점들의 평균 일매출이 3억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매출액은 할인점 업계에서 "기록적인 대사건"이었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것 역시 하나로클럽의 강점중 하나다.

E마트, 마그넷 등 경쟁 대형할인점들의 경우 12시간 문을 열고 있다.

"이틀마다 한번씩 새벽에 오는데 언제나 어김없이 떨이물건이 아닌 신선한
농산물을 살수 있어요"(분당, 김응규 씨, 38)

분당에서 식당을 한다는 김씨는"장사가 끝난 새벽에 다음날 음식재료를 사기
위해 하나로클럽을 찾는 습관이 몸에 뱄다"고 말했다.

하나로클럽만의 독특한 배당금제도 역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하나로클럽은 3천원을 낸 회원에게는 회원카드를 발급해 주고 총구매액의
0.3~1%를 분기마다 결산, 회원에게 현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할인점 업계 최초의 "캐시백"인 셈이다.

자동차 2천대를 동시에 수용할수 있는 넓은 주차장과 모든 농산품에 대한
1백% 리콜제 실시, 자체 품질관리단에 의한 철저한 잔류농약검사 등도 이
점포를 으뜸 쇼핑공간으로 만든 비결로 꼽힌다.

하지만 약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대규모의 단층매장으로 한층에 모든 점포가 있다 보니 소비자들이 많이
걸어야 하고 상품을 찾기가 힘들다.

매장 동선이 타할인점에 비해 불편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밖에 지하철 양재역으로부터 3km정도의 먼거리에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이
불편한 점 역시 이 점포가 극복해야 할 숙제의 하나로 지목된다.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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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230

<>대지 :2만4백20평

<>건평 :1만7천8백92평(지상 3층, 지하 1층)

<>매장면적(도매센터 제외) :3천5백평

<>주차능력 :2천대

<>판매품목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개점일 :98년 1월 15일(구매장은 95년 5월 1일)

<>1일 평균 매출 :8억여원(평일 7억여원, 주말.휴일 12억여원)

<>피크타임 :오후 4~5시, 오후 10~11시)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