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를 끝낸 뒤 스키장을 찾는 야간스키족들이 강원도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영동고속도로 새말-대관령 구간이 왕복 4차로로 확장된 이후
고속도로변에 위치한 현대성우 휘닉스파크 용평스키리조트 등이 야간스키장
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이들 스키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게는 30분에서 50분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

"소요시간이 줄었으니 이왕이면 경기도보다 시설과 눈상태가 나은 강원도
스키장을 찾겠다"는 스키어들이 늘어난 것이다.

경기회복 영향으로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콘도 객실을 예약
하기 더욱 힘들어진 것도 한 요인이다.

현대성우 관계자는 "갈수록 객실 잡기가 힘들어져 야간스키만 타고 귀경
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키장들도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야간스키 고객을 유치하려는 마케팅에
더욱 신경쓰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강원도 스키장인 현대성우의 경우 영동고속도로가
확장되기 전에는 서울에서 리조트까지 2시간 넘게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휴게소에서의 휴식시간을 감안하더라도 1시간30분이면
족하다.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스키를 즐기고 서울로 돌아오면 12시전에 귀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야간스키 고객이 지난 시즌에 비해 10% 정도 증가했다.

지난 시즌보다 눈이 많이 내려 야간스키 오픈시기를 12월초로 보름가량
앞당긴 것도 고객증가에 도움이 됐다.

8~9개였던 슬로프도 이번 시즌에는 12개(상급자 1개 포함)로 크게 늘렸다.

휘닉스파크는 서울에서 1시간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지난 시즌보다 30분 가량 앞당겨졌다.

야간스키 고객도 30% 늘어났으며 전체 고객중 야간스키 고객비중도 지난
시즌 20%에서 이번 시즌에는 26%로 증가했다.

휘닉스파크측은 "시즌내내 리프트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즌권의 판매량이
지난 시즌에 비해 3배 정도 늘어난 것도 야간스키족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왕에 시즌권을 산 이상 주간 뿐 아니라 야간스키까지 타면서 실속을
챙기려는 스키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휘닉스파크는 또 스키장 베이스 야외무대에서 "댄스&댄스 파티"를 열어
야간스키어들의 흥취를 돋우고 있다.

6시 개장에 앞서 하는 눈고르기 작업에도 더 신경쓰고 설질이 나쁘다고
판단하면 이동식 제설팬으로 다시 제설하기도 한다.

현재 개장한 12개 슬로프중 야간에는 6개(상급자용 2개 포함)를 연다.

야간스키 개장시간은 6시30분부터 10시까지.

용평스키리조트에도 야간스키 고객이 지난 시즌에 비해 32%나 늘었다.

주간에 여는 16개 슬로프(하프파이프 슬로프 포함)중 11개를 야간에도
개방한다.

예전에 3시간 걸리던 서울~용평간 소요시간이 지금은 2시간20분으로 단축
됐다.

야간스키는 6시부터 9시30분까지, 주말은 10시까지 연다.

야간에는 주간보다 스키어들이 절반이상 줄어든다.

그만큼 여유있게 스키를 탈 수 있다.

기온이 주간보다 3~4도 떨어지기 때문에 눈상태도 더 좋아진다.

에지(방향전환때 쓰는 기술)를 걸때 "삭삭"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
스키타는 맛도 더난다.

또 주간에는 시끌벅적한 스키장이 밤이 되면 고요해진다.

진짜 자연속에 묻혀 스키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매력을 아는 스키 애호가들은 야간스키를 선호한다.

스키장들은 야간스키 이용객들을 위해 야간스키 관련 상품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야간스키를 탄 다음 대관령을 넘어 경포대 앞바다에서 일출을 감상
하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