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총통화(M2), 총유동성(M3) 등 기존 통화지표 대신 협의의
통화(L1), 광의의 통화(L2) 등 새로운 통화지표를 개발해 이를 통화신용정책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17일 "최근 금융혁신 및 금융자유화의 진전 등으로
통화지표의 유용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행 통화지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통화지표 개발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새 지표로 검토되고 있는 L1은 예금인출을 요구할 때 어떤 제약이나 벌칙
없이 바로 인출이 가능하며 수표 등으로 즉시 바꿀수 있는 결제성 예금이다.

기존 은행의 요구불예금(M1)에 자유저축예금 등 수시로 입금하거나 출금할
수 있는 금융자산이 포함된다.

L2에는 협의의 통화(L1)에 만기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부금, CD(양도성
예금), RP(환매조건부채권) 등 시장형 상품, 실적배당형 상품, 금융채 등이
포함된다.

지금 쓰고 있는 통화지표인 M2는 작년 7월 24.2%, 8월 25.0%, 9월 26.6%로
늘어난 반면 M3는 같은 기간중 11.5%, 10.4%, 9.6%로 각각 떨어져 지표간의
괴리가 컸다.

이 관계자는 또 "현행 통화지표는 금융자산 중심이 아니라 금융회사 중심
으로 산출되고 있어 실제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선진국들
도 금융자산 중심으로 통화지표를 편제하는 만큼 우리도 바꿀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한은 분석 결과 M1의 대체지표인 L1규모는 M1의 3백80%, M2의 40% 수준이다.

M2 및 M3의 대체지표인 L2는 M2의 2백30%, M3의 71%에 해당한다.

새 지표를 채택하는데는 6개월-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1979년 이후 M2를 중간목표로 채택하고 M2의 연간목표 증가율을
설정, 관리해 오다 1997년 들어 M2 및 MCT(M2+CD+신탁)를 복수중간목표로
썼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IMF(국제통화기금)와의 협의에 따라 M3를 중간목표로
하는 통화량목표제(monetary targeting)를 유지하고 있다.

< 김병일 기자 kb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