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질환이나 충치가 생겼다면 당연히 뽑아야 한다.

문제는 아직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사랑니에 대한 조치다.

치과의사들의 견해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뽑는 것이 좋다는 게 중론
이다.

한국인의 80%는 사랑니를 가지고 있다.

사랑니는 10대후반부터 20대중반사이에 난다.

사랑을 느낄 나이에 난다고 해서 "사랑니"라고한다.

서양에서는 세상의 이치를 알만한 나이에 난다 하여 "지치(Wisdom tooth)"
라고 부른다.

사랑니는 가지런하게 나기 힘들다.

현대인은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는 탓에 턱뼈가 갈수록 좁아져가고 있고
이때문에 사랑니는 삐뚤게 나기 일쑤다.

바르게 나더라도 구석으로 밀려 칫솔이 닿기 힘들다.

이충국 연세대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사랑니는
결국 탈을 일으키게 마련"이라며 "젊었을 때 빼는 것이 상처가 빨리 회복되고
후유증도 적게 남는다"고 강조한다.

특히 치주염에 걸리기 쉬운 임신부라면 임신전에 말썽빚을 확률이 더 높은
아래쪽 사랑니만이라도 미리 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랑니가 잇몸에 파묻혀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통계적으로 이런 사랑니의 12% 정도가 장차 물혹이나 종양 등 골치아픈
합병증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또 사랑니는 <>인간이 진화하면서 퇴보하는 흔적기관으로 씹는 기능에
별 도움이 안되며 <>기존의 가지런한 치열을 망가뜨리고 <>턱뼈를 약화시켜
가벼운 충격에도 턱뼈가 부러지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어금니가 썩어 틀니를 걸어야 할 때 사랑니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조건
빼는 것은 고려해봐야 한다.

사랑니를 빼는 것은 큰 수술이다.

일단 사랑니가 아프기 시작하면 항생제나 소염제로 염증을 가라앉힌다.

사랑니가 잇몸속에 박혀있을 경우에는 마취를 하고 잇몸을 절개한뒤 뼈를
갈아내 파묻힌 사랑니를 뽑는다.

4개를 뽑을때 짧게는 30분,길게는 2시간이 걸린다.

오랜 시간 환자가 입을 벌려야 하기 때문에 고역이다.

기계음과 치아부수는 소리도 고통스럽다.

이를 뽑은 뒤에는 얼굴이 붓고 통증도 심하다.

그러나 대개 1주일후면 실밥을 뽑게 되고 1차치료가 끝난다.

뽑은 자리에 음식물이 끼는 불편함은 1~2개월 정도 지나야 없어진다.

사랑니를 뽑는 것은 난이도에 따라 약 2만~4만원(대학병원 의보수가 기준)이
든다.

이중 환자부담분은 55%다.

일부 병의원의 경우 규정수가보다 서너배 높은 비용을 받기도 한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