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겨울비가 내렸다.

소한에서 대한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겨울비가 내리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겨울비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표정도 갖가지다.

"눈이 내려야 제격인데 구질구질하게 비가 내렸다"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있다.

예외라는 존재를 좀처럼 수용하지 않으려는 부류다.

반면에 생업이 자동차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은 "눈이 내렸으면 길이 엉망이
됐을 것"이라며 오히려 빗길에 감사한다.

절기에 맞지 않는 겨울비 처럼 주가가 1월효과라는 기대를 저버리자 시장
참가자의 표정도 갖가지다.

현금을 들고 있는 이와 주식을 들고 있는 이의 표정이 완전히 다르다.

표정이야 어쨌든 종합주가지수 940부근에서 끈적끈적한 매수세가 일어나는
대목이 눈길을 붙잡는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