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향악단이 주요 단원들의 해임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시향을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은 최근 연주력 향상을 위해 현악파트
수석주자 4명을 전격 해임했다.

또 상근직 악장을 기용한다는 방침에 따라 김영준 악장도 해임했다.

이택주 악장은 사태에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

지휘자와 함께 오케스트라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2명의 악장과 4명의
수석주자를 모두 해임한 것이다.

이에대해 노동조합은 부당해고, 노조활동방해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12월 9개 산하 예술단체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그동안 형식에 그쳤던 오디션을 개혁하기로 했다.

예년과 달리 파트별 또는 1대1로 오디션을 실시하기로 하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사위원도 2-3명에서 8명으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전체 단원들의 연주와 연기를 함께 평가하는
예전 방식으로 한발 물러서야만 했다.

단 수석주자들은 95점 이하의 점수를 받을 경우 해임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같은 방침에따라 지난해 12월 23일 오디션을 실시한 결과 공교롭게도
제1, 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현악파트 수석주자 4명이 모두 이 점수에
미달했던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을 받아들여 98년 관행대로
오디션을 실시키로 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디션 결과를 놓고 해임한 관행은 없었으므로 이번 해임결정은 부당해고
라고 주장한다.

이용진 노조위원장은 "노조 간부인 수석주자 4명을 모두 해임결정 한 것은
노조활동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앞으로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서울시향이 악장 2명과 현악파트 수석 4명을 모두 새 연주자로 바꾸게
되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문제는 이번 해임결정이 예술단체의 발전을 위한 충심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예술단체에 일반 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려한 무모한
결정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