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 채권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지난 11월 3천1백95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입한데 이어 12월에는 2천2백43억원어치를 사들였다고 9일 밝혔다.

외국인들은 그동안 채권매수를 꺼려 작년 5월~7월에는 보유채권을
매각하는데 주력했으며 10월에는 2백67억원어치를 매입하는 정도에
그쳤다.

작년 한햇동안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한국 채권규모는 1천7백40억원어치로
조사됐다.

외국인들의 한국채권 보유잔액은 지난 4일 현재 1조1천4백92억원으로
집계됐다.

달러화 기준으로는 10억달러 가량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데다 원화절상 기대심리로
인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점도 채권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채권투자가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내
금융회사들이 역외에 설립한 펀드들의 매입분도 적지 않다"고 덧붙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채권은 부도위험이 없는 통화안정증권(주로
1년짜리)에 집중돼있다.

외국인들은 작년 11월 2천9백30억원어치,12월에는 2천2백억원어치의
통안증권을 각각 사들였다.

통안증권 1년물 유통수익률은 연9.05%안팎에서 형성돼있다.

외국인들은 이밖에 국채와 산업금융채권도 소규모로 매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채 매입실적은 전혀 없다.

채권투자자금은 주식투자자금보다는 장기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내외금리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갖고 있어 한국의
금리가 선진국 등 해외금리보다 크게 낮을 땐 언제든지 쉽게 유출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채권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금리는 현재 한국이 미국보다 높다.

한국의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10.16%.미국의 5년만기 재무성증권은
6.5%안팎이다.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