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은 은행의 소유제한 완화를 포함, 금융기관의 주인을
찾아주는 문제를 오는 4월 총선이 끝난 후 본격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6일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 3일 기자간담회때 밝힌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불가방침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정부내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관계에 대해서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사금고화를 방지할 수 있는 차단벽
과 규율만 확립된다면 산업자본이 금융기관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4%로 제한된 은행의 대주주 소유지분 한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비추고 구체적인 논의는 4월 총선거가 끝난 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헌재 위원장은 지난 3일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국제적인 규범이 돼 있다"며 강 장관과 다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은행이 신용창출과 지급결제기관이므로 산업자본과의 유착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두 수장이 같은 사안을 놓고 이처럼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어
한동안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은행의 주인 찾아주기 논쟁은 정부를 진원지
로 재계, 학계 등으로 다시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강 장관은 재벌기업들도 부채비율 증가 등의 문제가 없고 같은 분야의
업종이라면 공기업민영화에 참여토록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 장관은 "재벌이 사업을 잘해 이익금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해 이같은 방침을 시사했다.

특히 한국중공업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그 문제를 놓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의견을 교환한바 있다"며 "논의 내용은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8%에 달했다가
하반기에는 5% 정도로 연착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