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마당] (벤처 이야기) '벌었으면 남 위해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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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혼란과 극빈 상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보고자 1년여전 한국에 온
러시아 여성 마리타씨.
50대 중년의 대학교수 출신인 그녀가 서울에서 보낸 한햇동안의 삶은
행복했다.
좁은 단칸방에서 최저수준의 생활을 하지만 러시아를 이해하는 몇몇 한국인
들과 두터운 우정을 쌓았다.
더 큰 기쁨은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시 쓰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된 것.
체호프의 단편, 레르몬토프의 낭만소설, 무슈킨의 명시들을 줄줄 이우는
그녀다.
마리타씨는 아는 사람들에 대한 송년 인사를 자작 시로 대신했다.
기자도 그녀가 쓴 애잔한 시와 색바랜 손수건을 선물로 받았다.
벤처 이야기를 하면서 엉뚱한 말을 꺼낸 것은 한해를 보내면서 한번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고민해봤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섹스 비디오테이프 거짓말 등으로 얼룩지다시피 한 한해였기에 더욱 그랬다.
돌이켜보면 벤처비즈니스 및 코스닥 열풍은 황금만능 의식을 잉태시킨
필요악이 된 측면이 있다.
수백억, 수천억원대의 자산을 거머쥔 벤처 자산가들이 속출하면서 서민들의
상대적 소외감은 또다른 사회적 질병처럼 확산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하게 재산을 축적하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최근 1년여 사이 벤처기업이나 벤처캐피털이 떼돈을 번데 대해선
말들이 많다.
기업가들의 내실경영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거품투자에 기인한다는 데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벌어들인 자산의 상담 부분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불행히도 한국에는 기부문화가 거의 없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은 10명중 9명이 자선단체 불우이웃 대학 등에
기부한다.
한국인은 10명중 1명만이 기부하고 있다.
한국에선 사회적으로 기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보니 기부 채널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아직 기부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적게 가진 사람들이 남몰래 하고 있다.
숭실대 배명진 교수, 건아기전 심광호 사장 등이 이런 사람들이다.
배 교수는 엔젤투자로 번 돈 1천만원 전액을 ''숭실벤처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10명을 선발해 올해 자신이 낸 5백만원과 신생
벤처기업이 협찬해준 자금 등으로 1천만원을 지급했다.
건아기전의 심광호 사장은 지난해부터 5년간 계획으로 천안 호서대의 로봇
개발팀에 조건없이 연간 1천1백만원씩을 자원해오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 할 만하다.
< 문병환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
러시아 여성 마리타씨.
50대 중년의 대학교수 출신인 그녀가 서울에서 보낸 한햇동안의 삶은
행복했다.
좁은 단칸방에서 최저수준의 생활을 하지만 러시아를 이해하는 몇몇 한국인
들과 두터운 우정을 쌓았다.
더 큰 기쁨은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시 쓰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된 것.
체호프의 단편, 레르몬토프의 낭만소설, 무슈킨의 명시들을 줄줄 이우는
그녀다.
마리타씨는 아는 사람들에 대한 송년 인사를 자작 시로 대신했다.
기자도 그녀가 쓴 애잔한 시와 색바랜 손수건을 선물로 받았다.
벤처 이야기를 하면서 엉뚱한 말을 꺼낸 것은 한해를 보내면서 한번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고민해봤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섹스 비디오테이프 거짓말 등으로 얼룩지다시피 한 한해였기에 더욱 그랬다.
돌이켜보면 벤처비즈니스 및 코스닥 열풍은 황금만능 의식을 잉태시킨
필요악이 된 측면이 있다.
수백억, 수천억원대의 자산을 거머쥔 벤처 자산가들이 속출하면서 서민들의
상대적 소외감은 또다른 사회적 질병처럼 확산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하게 재산을 축적하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최근 1년여 사이 벤처기업이나 벤처캐피털이 떼돈을 번데 대해선
말들이 많다.
기업가들의 내실경영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거품투자에 기인한다는 데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벌어들인 자산의 상담 부분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불행히도 한국에는 기부문화가 거의 없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은 10명중 9명이 자선단체 불우이웃 대학 등에
기부한다.
한국인은 10명중 1명만이 기부하고 있다.
한국에선 사회적으로 기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보니 기부 채널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아직 기부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적게 가진 사람들이 남몰래 하고 있다.
숭실대 배명진 교수, 건아기전 심광호 사장 등이 이런 사람들이다.
배 교수는 엔젤투자로 번 돈 1천만원 전액을 ''숭실벤처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10명을 선발해 올해 자신이 낸 5백만원과 신생
벤처기업이 협찬해준 자금 등으로 1천만원을 지급했다.
건아기전의 심광호 사장은 지난해부터 5년간 계획으로 천안 호서대의 로봇
개발팀에 조건없이 연간 1천1백만원씩을 자원해오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 할 만하다.
< 문병환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