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벤처캐피털이 한꺼번에 3개 영화제작에 투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산업은행이 출자한 산은캐피탈(대표 이종각)은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하는
"비천무" "유린네이션" "플란다스의 개" 등 3개 영화에 모두 10억원을
투자했다고 30일 밝혔다.

강우석 감독이 이끄는 시네마서비스는 "투캅스" "편지" "주유소 습격사건"
"텔미썸딩" 등의 대히트작을 탄생시킨 국내 굴지의 영화제작배급사다.

이 10억원의 투자자금은 시네마서비스로부터 외주를 받은 영화제작사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제작사별로는 <>비천무(감독 김영준)를 찍는 태원엔터테인먼트에 4억원
<>유린네이션(감독 이재용)을 만드는 쿠앤씨필름에 3억원 <>플란다스의 개
(감독 봉준호)를 촬영하는 우노필름에 3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비천무는 중국 원나라를 배경으로 한 고려 귀족후예의 무협과 사랑이야기를
화면에 담은 영화.

김혜린의 스테디셀러 만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중국 무협영화다.

신현준, 김희선 등이 출연하며 중국 올 로케이션으로 총 40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대작이다.

제작 초기단계에서 중국 최대의 영화제작사인 상하이 필름 스튜디오에
42만달러를 받고 사전 판매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봉 예정시기는 내년 4월.

유린네이션은 젊은이들 사이에 국경없이 공유되고 있는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를 소재로 한 영화.

한국과 일본의 두 젊은 남녀가 각기 처한 환경에서 포르노 사이트의 열렬한
팬과 모델이 되는 필연적 상황을 그렸다.

지난해 개봉된 ''정사''로 성을 표현하는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이재용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이 기대되고 있다.

플란다스의 개는 고학력 실업자, 아파트 경비원, 홀로 사는 노인 등 우리의
이웃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따라서 관객들에게 소박한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기배우 이성재 배두나가 주연을 맡았다.

내년 2월 개봉 예정이다.

이번 투자를 책임진 산은캐피탈의 윤정석 영상투자팀장은 "영화의 기획.제작
.배급 측면에서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가진 시네마 서비스를 믿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세 편의 영화 모두 참신한 기획과 시나리오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02)3160-402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