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백년 한국의 경제.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상품으로 자동차가
선정됐다.

산업연관 효과가 크고 할부금융 자동차보험 등 금융부문은 물론 지난해
조세수입의 17.6%를 차지할 정도로 재정과도 밀접히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20세기 한국의 10대 상품"을 선정, 발표했다.

네티즌을 대상으로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www.seri21.org)를 통해
투표를 실시한 후 전문가 의견을 받아 보완했다.

<>경제.사회.문화에의 기여도 <>기존개념이나 흐름의 변경 <>영향을 준 기간
<>한국적 독창성 등이 평가기준이다.

라면과 소주는 전문가 점수는 낮았지만 네티즌의 지지에 힘입어 10대 상품에
포함됐다.

라면은 배고픔을 해소시키고 입맛을 인스턴트형으로 변화시킨 영향력이
높게 평가됐고 소주는 서민의 애환을 상징하는 면이 부각됐다.

두 상품 모두 한국적 독창성이 가장 크다는 평가다.

텔레비전과 전화는 전문가들이 후한 점수를 줬다.

전문가들은 텔레비전이 소비를 촉진시키고 대중문화 확산에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

전화는 시간과 공간 개념을 파괴해 생활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지적됐다.

이밖에 주택보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핵가족화를 앞당긴 아파트와 정보화
혁명의 선두에 서 있는 컴퓨터(인터넷 포함)가 10대 상품 목록에 들어갔다.

또 60~70년대 취사와 난방문제를 해결하고 산림녹화에 기여한 연탄과
전통한복 문화 위주의 복식문화가 바뀌는 계기를 제공한 나일론이 역시
10대 상품으로 선정됐다.

과소비를 조장하고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꼽히기도 하는 신용카드
는 최근의 대폭적인 사용확대와 신용사회 정착에 기여한 점이 감안돼 10대
상품에 턱걸이 했다.

연구소는 원래 반도체가 10위 안에 포함됐지만 생활에의 기여도가 낮은 점을
고려해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한국의 10대 상품 중 자동차 텔레비전 나일론 등은 지난 11월
미국의 포천지가 꼽은 "20세기 세계의 상품"에도 포함됐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