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국 조선업 전망은 맑음"

대우증권은 27일 한국 조선업계가 엔고로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일본
대형조선소들의 구조조정에 따라 내년중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대우증권 이종승 연구위원은 "일본 조선업체들은 엔화강세가 지속돼 채산성
이 악화되고 경쟁력은 더욱 떨어지고 있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일본 조선업체들은 엔고의 영향으로 지난 9월 반기결산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 80년대 조선불황이래 최악의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다.

미쓰비시가 상반기중 2백18억엔, 가와사키가 57억9천만엔,
이시카와지마하리마(IHI)가 1백24억엔, 미쓰이가 43억8천만엔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히타치와 스미토모만이 각각 6천만엔, 3억7천만엔의 흑자를 내는데 그쳤다.

이들 대형 6사의 상반기중 순손익합계는 이로써 4백39억5천만엔의 적자로
나타났다.

문제는 엔화강세의 효과가 심해지는 9월이후의 하반기중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데 있다.

일본의 대형조선업체들은 현재 수출선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조업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조선업계에서 인력 및 설비감축 등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엔화강세가 차기(2000년 3월기)경영계획에 반영될 2000년초까지는 구조조정
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일본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조선시황이 개선되고 한국조선
업계의 형편은 훨씬 나아질 전망이다.

97년말이래 하락세를 보였던 선가가 상반기중 바닥을 치고 이제 회복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바닥을 의식한 선주사들의 발주도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져도 한국주도의 저가공세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조선업계의 수주잔량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선가회복의 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에 의한 삼호중공업(구 한라중공업) 위탁경영과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 분리매각도 선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1천2백원, 엔.달러 환율 1백5엔을 기준으로 볼때 일본조선업계
의 건조비용은 한국조선업계보다 28%가 높다.

이는 원화가치가 다소 오르더라도 한국조선업계가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한국 조선업계는 부가가치가 높고 잠재수요가 큰 석유개발관련
해양설비와 LNG선 등 특수선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요인으로 한국조선산업은 세계조선산업이 다소 정체되더라도
적정수익률을 확보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고수익 성장산업이라는 것이
대우증권의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99년중 3천1백84억원, 삼성중공업은
1천2백39억원, 한진중공업은 1천3백1억원, 현대미포조선은 4백56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낼 것으로 추정했다.

2000년에는 현대가 3천6백29억원, 삼성은 1천61억원, 한진 7백억원,
미포조선은 1백76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1년에는 이들의 이익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 채자영 기자 jycha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