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의 차량 시험검사소.

요즘 이곳엔 출시가 임박한 산타페의 최종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밀레니엄 시대의 첫 테이프를 끊는 차인 만큼 고품질 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이현순 남양연구소장)

현대 뿐만 아니라 기아 대우 쌍용 등의 신차개발팀들도 밤늦게까지 연구소
의 불을 끄지 않고 있다.

이들은 밀레니엄 신차가 새 천년 국내 자동차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점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내년중 선보일 신차는 모두 11종.

현대가 5개로 가장 많고 기아 대우 쌍용이 각각 2개씩이다.

신차에 승부수를 띄운 점은 같지만 전략은 제각기 다르다.

<> 현대자동차 =승용부문에 의존해 오던 기존 경영전략을 완전히 수정,
취약부문이었던 RV(레저용차) 부문을 중점 공략할 예정이다.

출시예정 신차 5종중 승용차종은 아반떼 후속모델(프로젝트명 XD) 하나밖에
없다.

이는 내수보다는 해외수출 확대를 우선시한 것으로 특히 북미지역의 RV
수요확대를 겨냥한 것이다.

첫 작품은 내년 1월 출시될 예정인 지프형 자동차 산타페.

미국 캘리포니아의 현대 디자인센터에서 외관을 설계한 도시형 지프로서
다이나믹한 스타일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지역 수출을 노리고 있다.

현대는 5월에 출시예정인 하이랜드(프로젝트명 HP-1)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정공 차량사업부가 갤로퍼 후속모델로 개발해온 최고급 대형지프다.

또 하반기에는 미니밴 트라제 XG에 2천cc급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디트로이트디젤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디젤 엔진의 공동
개발에 나선 상태다.

스타렉스를 기본으로 만들고 있는 포터 후속 1t 트럭(프로젝트명 SR)은
소규모 창업 증가에 따른 소형트럭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것이다.

<> 기아자동차 =현대와 반대로 승용부문 강화에 중심을 두고 있다.

세피아II 후속모델(프로젝트명 S-IV)과 크레도스 후속모델(프로젝트명 MS)
등 신차 2종 모두 승용차종이다.

이는 "한 식구"가 된 현대와의 역할분담에 따른 차원이기도 하지만 근본적
으로 승용부문 강화없이 경쟁력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현대 EF쏘나타를 기본으로 개발하고 있는 MS의 경우 장차 기아의
간판 세단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국내외에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카렌스 카스타 카니발 등의 RV
부문도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 대우.쌍용자동차 =티코 마티즈 등 부가가치가 낮은 경차 위주에서
벗어나 마진율이 높은 RV와 중대형 차종으로 주력 차종을 옮긴다는 전략이다.

최근 2천cc급 이상의 중대형차 매그너스를 내놓은데 이어 내년 1월에는
미니밴 레조를 출시할 계획이다.

실용적인 디자인과 높은 경제성으로 연 15만대 이상의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라노스 부분변경 모델(프로젝트명 T-150)을 내놓고
소형차시장의 재편을 꿈꾸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기존 인기차종의 모델변경을 통해 판매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 4월께 내외장을 혁신한 코란도 2000년형을 앞세워 북미시장에 진출
하는 한편 6월에는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무쏘 2000년형을 선보일
예정이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