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햇동안 고객들이 돈을 가장 많이 맡긴 곳은 주택은행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은 올 연말 4천5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과
안정성이 좋은 은행으로 확고하게 자리잡게 됐다.

반면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서울과 제일은행은 물론 대형 시중은행인
한빛은행 등은 올해 적자가 예상되면서 수신액 증가율도 한자릿수에 그쳤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총수신액(은행계정+신탁계정)과 지난
20일까지 총수신액 증감을 비교한 결과 주택은행이 올 한햇동안 수신을 가장
많이 늘렸다.

이 은행 수신액은 지난해 12월말 36조4천2백75억원에서 41조9천6백27억원
으로 증가, 5조5천3백52억원(15.2%)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세는 주택청약예금 등을 독점하고 있는데다 ING베어링과 합작
등에 따라 고객들에게 안정성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신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미은행으로 나타났다.

한미은행은 올 한햇동안 3조6천4백97억원의 수신액이 증가, 21.8%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미은행은 올해 5백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1천억원 이상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 신한은행도 13.9%의 수신증가율을
기록했다.

한미와 신한은행은 제일 서울은행 등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은행의
고객을 집중 공략한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됐다.

대형 시중은행에서는 조흥은행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 은행은 올 한해 8조4천9백3억원의 수신액이 증가했다.

충북과 강원은행을 합병한데 따른 수신증가액 3조4천7백억원 가량을
빼더라도 약 5조원(18.4%)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이 은행은 올해 6천억원가량 적자가 예상돼 수신액증가가 수익성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과 같은 소매금융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수신증가액이
3조6천9백13억원(6.9%)에 그쳤다.

2조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한빛은행은 2조6천3백88억원(5.3%) 늘어난데
불과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액 증가가 은행의 경영성과와는 직결되지 않지만
고객들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라며 "2001년부터 예금보호가 축소
되면서 은행의 건전성 여부 등이 중요해지는 만큼 새해에는 고객이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