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가 국민회의와 자민련 2여합당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밝혀지자 그동안 합당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자민련이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심지어 합당파로 분류됐던 수도권 의원들도 "우리가 원했던 것 아니냐"며
당의 단합을 주문했다.

심양섭 부대변인은 19일 성명을 통해 "이제 합당을 둘러싼 당안팎의 논란은
깨끗하게 정리됐다"며 "자민련이 독자 총선이라는 당론을 중심으로 굳게
결속할 때"라고 강조했다.

당내 합당 반대운동에 선봉을 섰던 충청권및 영남권 의원들은 "당연하다"는
반응과 함께 당세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을 다짐했다.

원내 사령탑인 이긍규 총무는 "당초 김 총리는 합당생각이 없었다"면서
"사실 김 총리는 남미 출국에 앞서 "16대총선에서 몇석이 안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라고 말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김 총리가 당에 돌아오면 보수대연합 결집을 통해 당세 확장작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창희 의원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낭보다. 이제부터 합당얘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고 정우택 의원은 "합당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충청권 뿐만 아니라 수도권 정서까지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영남권 의원들의 분위기도 충청권과 다를바 없었다.

박태준 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총리가 이런 말까지 했다면 합당은 사실상
힘들어진 것 아니냐"면서 "이제는 (김 총리도)현실적으로 말을 바꾸기가
힘들게 됐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박구일 의원(대구)은 "합당을 안하겠다는 당론이 반영된 것 같다"며 합당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때 합당을 선호했던 수도권의원들도 기존 입장에서 크게 후퇴했다.

허남훈 의원(경기 평택을)은 "합당반대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원했던 것"
이라며 "지난 17일 수도권 의원 모임에선 불가피하게 합당이 될 경우
"따라간다"는 의견이었지 "합당 선호"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내심 합당을 희망했던 한 당직자는 "총리가 이만큼 얘기했으면 연내
합당은 물건너 갔다"면서도 "그러나 내년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합당에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