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 환리스크 회피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일부 선물회사들이 원.달러 선물 거래기업에 환전까지 해주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해 볼수 있다는 설명이다.
16일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선물거래에서 원.달러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월 15.5%에서 11월 22.7%, 12월(13일까지) 32.3%로 크게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기업과 개인들이 원.달러
선물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물거래소는 내년 상반기까지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커
원.달러 선물투자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티은행의 경우 원화가치가 6개월 뒤 달러당 1천1백원, 1년 뒤 1천5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원.달러 선물 헤지(Hedge) 성공사례 =레이저 응용기기 전문생산업체인
이오테크닉스.
이 회사는 지난 9월초 2백만달러어치를 수출키로 미국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수출대금은 5개월 뒤인 2000년2월 받기로 했다.
이 회사는 원화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헤징에 나섰다.
원화가치가 상승할 경우 2000년 2월 받는 수출대금(원화기준)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9월초 원화가치는 달러당 1천1백90원대였다.
이오테크닉스는 당시 환율수준에서 수출대금을 고정시키고자 했다.
이 회사는 선물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원.달러 선물중 2000년 3월물 40계약
을 1천1백89.90원에 매도했다.
2000년 3월물을 선택한 것은 수출대금을 받는 달과 시기적으로 가장 가까운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예상대로 원화가치는 급등했다.
지난 13일 현재 달러당 1천1백27원까지 치솟았다.
이오테크닉스는 현물(수출대금)에서 달러당 63원씩 모두 1억2천6백만원
(2백만달러 x 63원)의 환차손을 입었다.
하지만 선물 매도를 통해 1억2천5백60만원의 평가익을 내고 있어 현물환차손
을 만회했다.
선물투자 평가익 1억2천5백60만원은 40계약 x 3백14틱(62.80원/0.2) x
1만원의 계산으로 나온 것이다.
원.달러 선물은 1틱(0.2원) 변동할 때마다 계약당 1만원의 손익을 보게
된다.
이오테크닉스가 선물투자를 하는데 든 비용은 불과 80만원.
이 작은 돈으로 1억2천6백만원의 환차손을 막은 셈이다.
<> 원화 환전도 은행보다 유리 =일부 선물회사들은 원.달러 선물 투자자
에게 환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원.달러 선물계좌에 달러를 입금한 뒤 원화로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선물회사가 환전업무를 취급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선물회사는 투자자가 원화로 찾고자 하면 달러를 시장에 내다팔아 이를
원화로 지급한다.
선물거래소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때 선물회사를 이용하면 비용이 은행의
6.8%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5만달러를 환전하는데 은행은 25만원이 들지만 선물회사는 1만7천원이면
된다고 선물거래소는 설명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