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연기 빚깔을 지닌 고두심과 김미숙이 나란히 모노드라마를 선보인다.

이 연극과 호텔 숙박.식사를 연계한 패키지상품도 등장했다.

오는 22부터 제일화재 세실극장무대에 오르는 연극 "나 여자예요".

다리오 포의 원작을 연출가 하상길이 각색한 이 작품은 우리시대 여성들의
삶을 밀도있게 다룬 두 편의 모노드라마로 이뤄졌다.

차분한 연기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두 사람을 한무대에서 볼수 있어
막을 올리기도 전에 첫날 공연 표가 매진됐다.

고씨와 김씨는 각각 40대 전업주부와 30대 맞벌이 여성의 삶을 들려준다.

두 사람 모두 5년만의 연극외출이다.

먼저 김씨의 모노드라마가 관객을 맞는다.

주인공은 학창시절 "내숭이"이라 불릴만틈 새침데기였던 여성.

그녀는 결혼후 아내 엄마 직장인의 3역을 감당하며 정신없이 살아간다.

퇴근후 한손에 장바구니 한손에 아이를 안고 집안으로 들어서는 그녀의
모습은 전형적 맞벌이 여성의 삶이다.

김미숙은 30대 맞벌이 여성의 일상을 애교넘치는 연기로 보여준다.

고씨의 모노드라는 남편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된 40대 여성의 삶을 그린다.

남편에 의해 아파트에 감금된 주인공은 그동안의 사연을 가상의 상대에게
들려준다.

고된 시집살이, 사랑없는 남편과의 잠자리, 남편의 외도 등을 통해 여성을
억압해온 인습을 드러낸다.

고씨는 감정의 폭이 큰 주인공의 감정과 심리를 절제된 연기로 사실감있게
전달한다.

세실극장은 프라자호텔과 손을 잡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연극과 호텔숙박및
식사를 연계한 상품을 내놓아 호응을 얻고 있다.

연극과 호텔식사.숙박을 포함한 상품(25만원), 숙박을 제외한 상품(15만원)
두 종류.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예약신청이 많아 양측을 놀라게
하고 있다.

프라자 호텔 관계자는 "술을 못마시는 여성들의 동창회 모임을 위한 예약과
밀레니엄을 앞두고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부부들의 예약신청이 많다"고
말했다.

(02)736-7603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