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크게 줄었던 단기외채규모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보유액 수준과 비교할 경우 우리의 단기외채규모는 주요 아시아
신흥공업국 중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크게 우려된다.

재정경제부가 10일 발표한 "10월말 총대외지불 부담현황"에 따르면 총외채
1천3백61억달러중 만기 1년이하의 단기외채는 3백77억달러로 27.7%를 차지
했다.

이는 9월말의 3백50억달러 보다 7.7% 증가한 수준이다.

단기외채 비중은 97년말에 40.0%였으나 작년말에 20.7%로 떨어진뒤 1월
20.6%, 2월 20.7%, 3월 21.9%, 4월 21.2%, 5월 22.0%, 6월 22.7%, 7월
24.4%, 8월 25.4% 등으로 상승세를 보여 왔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들의 무역이 늘고 금융기관들이
외채 조기상환을 위해 돈을 빌리는 등의 과정에서 단기외채의 비중이 다소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이미 7백억달러를 넘어선 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여타 아시아 신흥
공업국보다는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올해 한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을 56.9%로 전망했다.

이는 말레이시아(16.4%), 태국(51.0%) 등 다른 외환위기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내년에도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비중은 52.4%에 달해 25개 아시아 신흥
공업국중에서 인도네시아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10월말 총외채(1천3백61억달러)는 전월말(1천4백9억달러)보다 3.5%
줄었고 총대외채권은 1천4백13억달러에서 1천3백98억달러로 1.1% 감소했다.

이에따라 순채권액은 38억달러로 전월의 4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 김병일 기자 kb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