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구의 절반은 여자다.

소비의 주체는 여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회를 주도하고 있는 인력은 대부분 남성이다.

따라서 남성 사고방식으로 여성소비자에 접근할 경우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속담에 "여자가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한다.

모이기만 하면 온갖 것을 주제로 수다를 떠는 여자들을 꼬집은 말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대체로 아무런 의미나 규제없이 "그저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요즘 여성들은 좋은 배우자로서 재미있고 사랑의 표현을 잘 하는
사람을 꼽는다.

여성들은 관계지향적이며 수평적으로 생각하며 정에 약한 편이다.

여성들은 쇼핑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또 물건을 사고 나면 어떤 지원과 서비스를 해주는지 미리 알고 싶어 한다.

바로 인간관계를 원하는 것이다.

눈물이 많고 불쌍한 사람을 그냥 못 지나친다.

따뜻한 모성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점차 늘어나면서 여성적 사고가 사회의 주도적
사고방식에 침투하고 있다.

일부 남성적인 것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거부가 있기는 하지만 남성들도
경험하고 나면 여성성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

한국에서도 최초로 여성 경찰서장, 여성 시장이 탄생했고 여성 특유의
세심함과 마음관리를 통해 남성 부하직원들로부터 인정받고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즉 남자 자신들도 스스로 경험하고 보니 계급과 위계질서를 따지며 무게를
잡는 것이 점점 싫어졌다.

물건을 팔기만 하면 됐지 손님과 집안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규범이 거추장스럽게 됐다.

남자는 슬프거나 아파도 참아야 하고 입이 무거워야 하며 외모보다는 명예나
부를 추구해야 한다는 등의 전통적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만들어 팔던 제품에 인간적 관계, 즉 여성성을
혼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단지 "무엇을 파는가"뿐이 아니라 "어떻게 파는가"에 대해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팔고 나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고객과 어떻게 지속적으로 "친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

여성 고객은 물론 남성고객에도 환영받을 것이다.

강하고 무뚝뚝함을 강요받았던 남성이 해방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 cho3510@samsun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