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어느 시대에나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예술사학의 대가인 독일의 하인리히 뵐플린은 이렇게 말했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중 하나로 꼽히는 영화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의 형식 주제 제작기법 모두가 역사와 밀접히 맞물려 돌아간다.

특정한 상황에서 탄생하는 특정한 영화.영화는 바로 그 시대의 자화상이다.

EBS의 "시네마천국"에서는 오는 10일 오후 10시 "영화로 보는 20세기의
역사"를 내보낸다.

지나간 20세기를 "영화의 눈"으로 돌이켜 본다는 취지다.

제 1주제는 혁명의 시대.영화언어의 혁명자이자 "전함 포테킨"으로 유명한
세르게이 에이젠쉬테인 감독의 "10월"(28년)과 중국의 대표적인 5세대 감독인
장이모 감독의 "인생"(94년)을 통해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과 중국 문화혁명을
돌아본다.

"10월"은 10월 혁명 1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1917년의 노동자 봉기와
동궁습격을 숨막힐 듯한 스펙터클로 다루고 있다.

"인생"은 봉건제 중국부터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통시적 역사성을
사실적 관점에서 그려냈다.

제 2주제는 폭력의 시대다.

텍스트는 제 1차 세계대전중 프랑스군이 범한 과오를 다룬 반전영화
"영광의 길"(스탠리 큐브릭, 58년)과 2차"학은 날고 있다"(미하일
카라토조프, 57년).

두 영화를 통해 20세기 인류역사상 최대의 비극으로 기록된 세계대전의
기억을 되살려본다.

"공황기"도 20세기의 대사건이었다.

찰리 채플린이 주연한 "모던 타임즈"(36년)는 미국의 공황과 세계 경제위기
를 풍자와 해학안에 담아낸 명작으로 꼽힌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공황시대"(72년)는 공황으로 멍든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렸다.

"아폴로 13호"(95년) "히로시마 내사랑"(59년)에서는 달착륙과 핵폭탄으로
상징되는 과학기술의 발전및 그 이면의 과제를 짚어본다.

중요 인물들의 활약과 죽음은 영화의 주요한 주제였다.

세계의 정신으로 우뚝선 간디, 정치적 신화로 기록된 케네디, 문화의
아이콘으로 남아있는 비틀즈.

그들의 인간적인 면면을 "간디"(82년) "말콤X"(92년) "JFK"(91년)
"하드데이즈 나잇"(64년)을 통해 살펴본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