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볼보-미쓰비시간 "3각 전략제휴" 추진은 국내 자동차산업이 본격적인
글로벌 제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제휴가 성사되면 현대-볼보-미쓰비시는 세계 1위의 상용차 업체로 부상해
국내는 물론 세계 상용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대의 전략제휴 추진 배경 =현대는 오래전부터 상용차사업의 전략제휴를
추진해왔다.

대형 상용차 시장을 소수의 선진 메이커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에
한계를 느껴왔기 때문이다.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선진 시장의 벽이 높은데다 판매망 구축에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는 이미 지난 96~97년 네덜란드의 DAF사와 공동마케팅을 골자로 하는
전략제휴를 추진했다.

그러나 DAF가 미국의 패커에 인수되면서 협상은 무산되고 말았다.

현대는 전주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중국 동남아 등에 대한 수출을
적극 추진해왔으나 괄목할만한 성과는 거두지는 못했다.

또한 현지조립(KD) 수출계약을 맺은 미국 베링트럭과의 사업도 본궤도에
올라서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대는 상용차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외국 기업과의 전략
제휴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세계 상용차업계의 합종연횡 바람 =현대-볼보-미쓰비시 제휴는 세계
상용차 업계를 또 한차례 합종연횡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을게 분명하다.

3각 제휴가 성사되면 다임러크라이슬러를 능가하는 1위 메이커가 등장하는
데다 세계 모든 업체들이 주목하는 아시아시장, 특히 중국에 대한 장악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볼보가 초대형 트럭과 버스에,미쓰비시와 현대가 중대형 트럭에 각각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시너지효과도 크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아시아시장은 물론 북미와 유럽시장에서도 서로 보완관계를
유지하면서 상용차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볼보는 미쓰비시와의 제휴에 앞서 같은 국적의 스카니아를 손아귀에
넣은 상황이어서 대형트럭에서는 다임러크라이슬러를 능가하는 역량을
확보했다는게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시장을 나누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르노 이베코 만 GM
나비스타 등 상용차 전문메이커들도 생존을 위해 경쟁업체와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메이커의 향방 =현대의 전략 제휴 추진으로 국내 상용차 메이커들이
모두 해외 메이커와의 협상에 뛰어들게 됐다.

대우와 삼성상용차 공장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지 오래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업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대우는 독일의 만, 프랑스
르노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삼성상용차는 르노와 이베코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인수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같은 변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연구개발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세계적 메이커들간의 인수합병(M&A) 태풍이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선진 메이커들은 향후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하게 될 중국 시장의
전초기지로 한국시장을 점찍고 있어 변화를 더욱 재촉하고 있다.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도 "현대가 미쓰비시 볼보와의 제휴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중 하나가 중국 시장 공략이 쉽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WTO가입 확정으로 한국내 공장은 더욱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현대-볼보-미쓰비시의 협력 체제가 구축되면 대우 상용차공장과 삼성상용차
의 매각도 보다 쉬워질 수 있다는 분석은 이런 이유에서다.

<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