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스웨덴 볼보,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2위의 상용차 생산능력을 확보한 볼보-미쓰비시 제휴망
에 뛰어들기 위해 두 회사와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협상이 성사되면 현대-볼보-미쓰비시는 다임러크라이슬러를 제치고
상용차 부문에서 세계 1위 메이커로 도약하게 된다.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와 관련, "제휴대상업체와 동등한 입장에서
전략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는 자본제휴 생산시설공동활용 공동마케팅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지난주 일본을 방문해 가와조에 가쓰히코 미쓰비시자동차 사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볼보-미쓰비시의 전략제휴 방향은 이미 볼보와 미쓰비시가 맺은 상용차
부문 전략제휴에 현대를 포함시키는 것.

볼보-미쓰비시는 지난 10월 상호출자 및 중형 트럭 공동개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이 계약에서 볼보는 미쓰비시의 지분 5%를 2백90억엔에 매입하고 2001년
미쓰비시에서 분리되는 상용차전문회사에 19.9%를 출자키로 했다.

현대는 전주 상용차공장을 떼어내 볼보 미쓰비시가 출자하는 상용차법인에
통합시킬 예정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공동마케팅과 3사간 상호 지분교환도 추진되고 있다.

전주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10만대 규모로 단일 상용차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미쓰비시상사와 함께 이미 현대자동차 지분 4.8%를 확보
하고 있으며 볼보는 3~4년전부터 현대 전주공장 인수를 꾸준히 타진해와
이번 협상의 타결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의 전략제휴 추진은 상용차 부문의 세계적인 합종연횡에 독자생존이
버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해외 독자판매망 구축이 힘들다는 것도 전략제휴
추진의 이유다.

현대는 지난 96~97년 유럽 진출을 위해 네덜란드 상용차메이커 DAF와 전략
제휴를 추진했으나 무산된 적이 있다.

이계안 사장은 "세계적인 전략제휴의 흐름속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가 해외 메이커와 본격적인 전략제휴 협상에 돌입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도 본격적인 글로벌 제휴 시대를 맞게 됐다.

<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